[교통오지 영덕 세상과 만나다] <1> 경제혈관이 뚫리다

입력 2016-11-25 04:55:02

영덕 사통팔달

23일 개통되는 상주~영덕 고속도로 영덕나들목 전경. 남쪽 포항과 북쪽 울진을 잇는 7번 국도와 만난다. 오른쪽으로 오십천을 가로질러 내년 말 개통 예정인 동해중부선철도 포항~영덕 노선 공사 현장. 영덕군 제공
23일 개통되는 상주~영덕 고속도로 영덕나들목 전경. 남쪽 포항과 북쪽 울진을 잇는 7번 국도와 만난다. 오른쪽으로 오십천을 가로질러 내년 말 개통 예정인 동해중부선철도 포항~영덕 노선 공사 현장. 영덕군 제공

고속도로와 철도가 없는 영덕에 교통혁명이 시작됐다.

내달 23일 상주~영덕 고속도로(충남 당진~경북 영덕 동서4축고속도로 미개통구간)가 개통되는 것이다. 내년 말에는 동해중부선철도 포항~영덕 구간이 뚫린다. 영덕 주민들이 수십 년을 기다려왔던 광역교통망시대가 성큼 눈앞에 다가섰다.

매일신문은 교통 오지로 살아온 영덕이 새로운 세상과 만나는 역사적 순간을 조망해보기로 했다. 모두 4차례에 걸쳐 영덕의 변화를 가늠해본다.

◆한때 인구 12만 육박

영덕의 인구는 현재 4만 명이 무너진 상태다. 65세 이상 인구가 30%가 넘는 초고령화 사회다. 수십 년 내 도시 존망이 불투명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1960년대 후반에서 1970년대 초반까지 한때 인구 12만 명에 육박하던 영덕은 포스코를 기반으로 급성장한 인근 50㎞ 거리의 포항으로 젊은 층과 돈이 빠져나가면서 도시 쇠퇴가 시작됐다. 내리막길에 브레이크가 없었다. 대한민국의 모든 농어촌이 인근 도시로 돈과 사람을 뺏기는 도시화를 비켜가지 못했듯이, 영덕도 그랬다.

위기의 영덕에 '카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영덕은 삼국시대와 고려시대'조선시대까지 동해안의 중심지였던 예주(禮州'현재 영해)를 중심으로 행정'경제'군사 요충지로 이른바 소안동(小安東)으로 불릴 정도였다. 역사와 문화적 전통을 지닌 고도(古都).

여기에 65㎞의 해안선을 따라 펼쳐진 동해의 자연경관, 그리고 대게와 송이, 복숭아와 사과 등 천혜의 관광자원과 농수산물의 보고가 바로 영덕이다.

영덕은 문화관광자원에 눈을 돌려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몸부림을 친 덕에 영덕의 명성을 웬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

하지만 대구~포항 고속도로가 뚫리기 전 대구에서 오는 데 최소 2시간 30분, 서울에선 5시간 30분이 걸렸다. 수도권 관광객들은 서해안고속도로와 영동고속도로, 경부고속도로를 따라 목포'강릉'부산으로 갔다. 같은 도내의 상주'안동 사람들도 꼬불꼬불 국도를 따라 영덕 길에 한 번 오르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

현재 영덕에서 서쪽으로 안동을 잇는 34번 국도는 왕복 2차로, 남쪽 포항을 잇는 7번 국도는 왕복 4차로지만 입체화가 되지 않아 곳곳에 신호등이 있다. 북쪽 7번 국도는 울진까지 입체화가 상당 부분 돼 있지만 울진에도 고속도로는 없다.

◆지금이 바닥, 이제 재도약

올 연말 상주~영덕 고속도로가 뚫리면 사정은 달라진다. 수도권과 호남권 등 전국의 웬만한 곳은 3시간대로 가까워진다. 도로는 경제의 혈관이라고 한다. 도로를 통해 사람들이 오고 가고 경제가 움직인다.

영덕은 "지금이 바닥, 이제부터 재도약"이라며 상주~영덕 고속도로에 희망을 걸고 있다. 전반적인 경기 침체 속에서 지역 발전의 지렛대로 원전을 추진했지만 경주 지진 이후 여론 악화로 원전은 사실상 중단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영덕은 현재 광역교통망을 출구로 오랜 쇠락의 터널을 벗어나기 위해 성공전략 마련에 올인하고 있다.

충남 당진~경북 영덕을 잇는 전장 276.85㎞ 동서4축고속도로 중 충남 당진에서 상주 낙동면까지는 이미 개통됐다. 상주~영덕 107.6㎞ 왕복 4차로가 미개통 구간이다. 총사업비 2조7천500억원이 투입된 이번 공사는 지난 2010년 착공해 당초 지난해 말 완공 예정이었지만 터널이 22개에 교량이 45개에 이를 정도로 통과 구간 대부분이 험준한 산악지역이다. 결국 당초 공기보다 1년이 더 걸려 6년 만에 지각 완공을 하게 됐다.

2시간 30분 걸리던 상주가 1시간 내외로 가까워지고 사통팔달 상주를 통해 영덕은 수도권과 충청권'호남권과 바로 교통할 수 있게 된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3시간'충청권 2시간권으로 들어오고 호남권도 4시간권으로 다가서게 된다.

◆문화관광 중심지로 올라선다

고속도로 개통이 마침 대게 철과 물려 있다. 일각에선 수도권을 비롯해 충청권과 경북 북부권에서 한꺼번에 밀어닥칠 관광객들 맞이에 기대 반 걱정 반이다.

영덕군은 고속도로 개통을 도시 활력 충전의 기회로 삼기 위해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영덕군은 올해 하반기부터 광역교통망시대 개막에 맞춰 각 실과소와 읍면별로 성공전략을 마련하는 한편 TF팀을 구성해 고속도로 개통 전반에 대한 점검과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희진 영덕군수는 "영덕발전의 기회가 열리고 있다. 다시 찾고 싶은 문화관광지 영덕, 살고 싶은 도시 영덕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군민들의 협조가 절대적이다. 영덕군이 한마음이라면 장밋빛 청사진은 반드시 수년 내 현실로 드러나게 될 것이다"고 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