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트럼프 국제질서 근본 변화 예고
전례 없는 내우외환 시련 맞은 한국
정략에 매몰된 정치인에 희망 없어
성난 국민 내년 대선판 새 인물 갈망
지금 대한민국은 어디로 빠져들고 있는가? 전례 없이 혹독한 내우외환(內憂外患)의 시련을 맞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정쟁과 파벌 정치로 신음하고 있고, 대외적으로는 국익이 실종되고 있다. 혼란의 일차적 원인은 박근혜 대통령의 권력 사유화로부터 비롯되었다. 개인적 정리와 국가적 공리를 구분하지 않은 것에서 작금의 난국은 시작된 것이다. 검찰은 헌정 사상 최초로 현직 대통령을 피의자로 규정하고 뇌물죄 여부까지 수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나섰다. 대통령이 재벌 총수들을 직접 불러들여 돈을 달라고 요구했다면 이는 일종의 협박이다. 국민이 부여하고 위임한 공권력을 가지고 사적인 목적과 이익을 위해 사용했다면 이는 헌법 위반이며, 국가와 국민에 대한 배신행위다. 그동안 그토록 배신을 경멸해 온 대통령이 스스로 국가와 국민 그리고 역사와 헌법을 배신하는 것이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후광으로 단숨에 국민적 지지를 받고 대통령이 된 박근혜 대통령은 아버지의 역사적 업적과 평가마저 절하시켰다. 더 나아가 보수층들마저 절망과 좌절의 나락으로 떨어뜨렸다. 박 대통령의 일탈적 국정 운영으로 가장 참담한 심정을 안게 된 지역은 다름 아닌 영남일 것이며, 특히 첫 여성 대통령 선출에 기뻐했던 절대다수의 여성들은 하소연조차 할 수 없는 허망감을 갖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진보층, 호남, 남성이라 해서 지금의 상황을 웃고 즐길 수 있을까.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너나 할 것 없이 모두가 비통하고 허탈한 심정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눈을 나라 밖으로 돌려보면, 오늘의 대한민국 현실에 대한 초조감은 더 커진다. 예상치도 못했던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은 전 세계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으며 우리를 더욱 긴장시키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등장은 미국의 대외정책 특히 아시아, 그중에서도 한반도 정책에 있어서 중요한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 '신고립주의' '상호주의' '자국우선주의'로 특징지어지는 트럼프의 외교정책 기조는 한'미 FTA 재협상,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 증액 요구, 주한미군 철수와 핵개발 용인 가능성, '아시아 회귀 정책'(Pivot to Asia)의 폐기 등 기존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질서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이러한 불확실성에 대비해서 우리는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가? 이 나라 국정이 혼란의 도가니로 빠져들 때 일본의 아베 총리는 발 빠르게 움직여 트럼프 당선인과 정상회담을 갖고 미'일 동맹을 과시했다. 그런데 우리는 고작 외교부 제1차관 정도가 나서서 마이클 풀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를 만났을 뿐이다. 국격이 말이 아니다.
어쩌다 나라 꼴이 이러한 지경에 이르렀을까. 중국은 한국의 사드 배치 결정을 문제 삼아 한류 행사에 제동을 걸었고 중국 내에서의 한국 드라마 방영을 일절 중단시켰다. 그런가 하면 일본은 한국 국내 정치의 어수선한 상황을 비집고 들어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을 체결했다. 남미 페루에서 열린 APEC 정상회담에는 대통령 대신에 총리가 참석하는 기이한 현상이 발생했다. 한국은 지금 세계의 웃음거리가 되고 있다. 이제 우리는 이 엎질러진 물을 어떻게 주워담을 것인가.
지금 정치인들이 하는 행태를 보면 희망이 보이질 않는다. 그 누구 하나 진정 나라와 국민을 자신의 생명처럼 생각하고 구국의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나라가 더 큰 혼란과 불안의 수렁으로 빠져들지 않게 하려면 대통령과 여야 정치인들은 하루속히 모든 정략을 내려놓고 나라를 구하는 것을 국정의 최우선 목표로 삼아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 나라와 국민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이 정략에만 매몰된다면 위정자들은 역사적 망국자로 기록될 것이다. 그리고 성난 국민들로부터는 내우외환의 주범자들로 새로운 분노의 표적이 될 것이다. 국민들이 왜 작금의 정치판을 싹 쓸어낼 새로운 인물을 갈망하는지 그 이유는 점점 더 선명해지고 있다. 한국의 내년 대선판에 이 낡고 썩은 정치판을 확 뒤엎을 한국판 트럼프가 나올 것인가? 나온다면 그 주인공은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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