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1일 대구를 찾아 경북대에서 간담회를 갖고, 동성로 촛불집회에도 참석했다. 그는 "다음 대선에서 지지를 받고 싶어하는 후보라면 대구경북에 자주 와서 인사드리고 민심에 다가가야 한다"고 했다. 그는 선거운동을 하러 온 후보자 같은 모습을 보였다.
이렇게 시국이 엄중한 때에 유력 정치인이 한가하게 선거운동이나 하는 것처럼 비치는 것은 꼴불견이다. 그가 며칠 전 "국민과 함께 박 대통령 퇴진운동에 나서겠다"고 선언한 것은 전국을 돌며 공공연하게 선거운동을 벌이겠다는 의미였는지 묻고 싶다.
문 전 대표는 대선 후보군 가운데 지지율 1, 2위를 다투고, 차기 대통령에 바짝 다가선 정치인이다. 그런 인사가 '박 대통령 탄핵 정국'을 자신의 선거운동에 이용하거나 자신의 입지를 넓히기 위한 발판으로 삼고자 한다면 국가나 본인, 모두에게 불행한 일이다. 현재 국회가 책임 총리 문제나 개헌 문제에 대해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있는 것도 상당 부분 그의 책임이다.
그는 아무런 직책을 맡고 있지 않지만, 민주당의 '최대 주주'이고 친문(친문재인)계의 수장이다. 민주당의 정책 방향 및 노선에 그의 입김이 강하게 먹히고 있고, 실제로 그렇게 되고 있음은 누구나 안다. 민주당이 책임 총리나 개헌 문제에 소극적인 것도 문 전 대표의 생각이라는 의구심이 많다. 황교안 총리를 그대로 두려 하는 것도 문 전 대표의 당선에 유리하기 때문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국민은 누가 차기 대통령에 당선되는 것보다는 현재와 같은 국정 공백이 정상화되길 바란다. 정치인이라면 촛불집회 참석도 중요하지만, 정치적인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이 먼저다. 문 전 대표는 선거운동에 열을 올리기보다는, 친문계 의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정국 해법을 제시하는 데 더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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