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혹감·유감 교차 靑 "언제든 대화의 문 열려있다"

입력 2016-11-15 04:55:05

"영수회담은 이미 제안, 열린 자세로 기다려"…'崔 사태 수습' 野와 대화의 입장 유지

청와대는 14일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당내 반발에 부딪혀 박근혜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을 철회한 것에 대해 "회담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상황이라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정연국 대변인은 이날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청와대는 여야 영수회담을 이미 제안해 둔 상태인 만큼 형식과 관계없이 언제든지 열리기를 기대하며 열린 자세로 임할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앞서 청와대는 이날 오전 박 대통령이 추 대표의 회담 제안을 전격 수용키로 했다고 발표한 후 민주당 내부에서 백지화 여론이 불거져 나오자 의원총회 결과를 주시했다.

청와대는 다만, 민주당 측과 조율을 거쳐 15일 오후 3시 청와대에서 회담을 하기로 이날 오후 확정한 이후에는 회동 방침이 뒤집히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를 놓지 않았다.

하지만 민주당 의원총회 결과 전격적으로 회담 철회 소식이 전해지자 청와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고, 유감과 아쉬움이 교차하는 반응을 보였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런 일이 발생한 데 대해 유감스럽고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그러면서도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 수습을 위해 야당과 대화의 끈을 놓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국회가 추천한 총리에게 실질적 권한을 보장해 국정 공백을 막겠다는 원칙을 세워 놓은 만큼 이를 성사시키기 위해 여야 영수회담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영수회담을 제안해 놓았고, 언제든지 대화의 문은 열려 있다"며 "형식에 상관없이 대화를 하겠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국 수습을 위해 국정의 동반자인 야당과 언제라도 책임 있게 대화하길 기대한다"며 "우리는 야당과의 대화를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과 청와대는 다른 야당의 반발이 불 보듯 뻔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추 대표의 영수회담 제의를 전격 수용했다. 이는 더 이상 정치권과의 협의를 미루거나 입장 표명이 없을 경우 촛불집회로 악화된 민심이 걷잡을 수 없이 더 확산될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박 대통령은 영수회담에서 여야 합의 총리 추대와 함께 검찰 수사와 특검까지 수용하기로 한 만큼 더 이상 물러설 경우 국정 중단 사태가 우려된다며 야당의 전향적인 협조를 구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청와대와 박 대통령은 추 대표의 입장 번복으로 혼선을 보인 야권이 단일대오를 형성해 대통령의 퇴진을 더 강하게 압박할 것이 뻔해 '하야'와 '탄핵' 두 갈래 길로 선택의 폭이 좁혀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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