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지역 각급 학교가 우유를 납품하는 급식 업체들에 우유 냉장고 설치까지 부담 지우는 계약 방식을 채택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다. 현행 최저가 입찰 제도로 우유를 시중가보다 낮은 값에 공급하는 업체로서는 저가 납품에 이어 냉장고 설치라는 이중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학교엔 공짜 냉장고이지만 업체들은 교육 당국의 갑질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이 같은 업체들의 이중 부담은 정부 방침에 따라 빚어진 일이다. 교육부가 각급 학교 우유 급식 업체를 선정할 때 우유 급식 금액이 5천만원을 넘으면 최저가 입찰제를 택하도록 해서다. 따라서 현행 급식 업체 우유값은 200㎖ 1팩 기준 시중가인 800원대는 물론 농림축산식품부가 정한 우유값인 430원보다 낮기도 하다. 손해 보는 경우가 나올 수밖에 없다. 최저가 입찰과 가격 경쟁에 따른 현상이기도 하다.
문제는 학교의 우유 보관 냉장고 설치까지 업체에 떠넘긴다는 점이다. 업체로서는 가격 경쟁에 따른 헐값 공급에 이은 또 다른 부담이다. 이는 당초 입찰 조건에 냉장고 설치를 의무로 한데 따른 것이다. 우유 공급 업체로 선정되면 100만~300만원인 냉장고를 1대부터 여러 대까지 설치할 수밖에 없는 계약조건인 셈이다. 이듬해 우유를 공급 못 하면 냉장고를 없애거나 헐값에 팔아야 하니 또 다른 짐이다.
이런 문제는 우유 급식 방식의 변경 때문이다. 종전 학교급식은 수의계약이었다. 그러나 감사원은 지난해 지방교육청 재정운용 실태 감사에서 수의계약은 단가를 낮출 수 있는 요인을 없앤다는 감사 결과를 내놓았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5천만원 이상은 최저가 입찰제를 도입하도록 했고 이런 부작용은 그 결과이다. 비용 절감을 위한 최저가 입찰이 결국 교육 당국의 업체에 대한 갑질로 이어지고 있다.
우유 급식 업체 간의 과당 경쟁에 따른 제 살 깎아 먹기 식의 헐값 입찰 방식이 빚는 후유증도 우려스럽지만 우유 냉장고 설치 부담까지 업체에 지우는 교육 당국의 조치는 분명 문제가 있다. 학생 건강을 위한 시설 부담까지 업체에 넘기는 일은 교육 당국의 횡포이고 학생 건강을 남의 손에 맡긴 것과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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