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은 졌지만…美정치사 새로 쓴 여성의원 많다

입력 2016-11-12 09:47:12

소수인종 여성후보들 연방 상·하원 진출 쾌거…"미국 여성 정치인들의 역사적인 날"

힐러리 클린턴은 결국 '유리천장'을 깨지 못했지만 미국 대선과 동시에 치러진 연방 상·하원 선거와지방선거에서 많은 여성이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영국 BBC 방송은 이번 선거에서 미국 정치 무대에 진출한 다양한 배경의 여성들을 소개하며 "클린턴은 졌지만 11월 8일은 미국 여성 정치인들에게 역사적인 날이었다"고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네바다 주 법무장관을 지낸 캐서린 코르테스 마스토(52·민주)는 미국 역사상 첫 히스패닉 여성 상원의원으로 네바다에서 당선되는 기록을 세웠다.

멕시코 이민자의 손녀인 마스토는 선거전 기간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세우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캘리포니아 주 상원 선거에서는 인도계 어머니와 흑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카말라 해리스(52·민주) 주 검찰총장이 승리했다. 그는 미국의 첫 인도계 여성 상원의원이자 두 번째 아프리카계 여성 상원의원이다.

태미 덕워스(48·민주) 하원의원은 태국계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일리노이 주를 기반으로 둔 연방 상원의원에 당선됐다. 그는 어머니가 중국계 태국인, 아버지가 미국인이다.

미군 육군 헬리콥터 조종사로 이라크 전쟁에 참전했다가 두 다리를 잃고 정치인으로 변신한 덕워스는 미국 상원에서 첫 참전 여성의원이라는 신기원도 열었다.

그 밖에도 하원의원에 베트남 태생 안보 전문가 스테파니 머피(38·민주)와 시민 활동가 출신 인도계 프라밀라 제야팔(51·민주) 등이 당선됐으며, 일한 오마르(33·민주)는 소말리아 난민 출신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미네소타 주 의회에 진출하는 역사를 썼다.

미국 최초로 양성애자임을 공개한 주지사인 케이트 브라운(56·민주) 오리건 주 주지사는 재신임을 받아 재선에 성공했다. 오리건 주 국무장관이었던 그는 2012년 존 키츠하버 전 주지사가 사직하고서 그 직위를 승계했다.

브라운 주지사는 1980년대에 같은 직급의 남성 동료 변호사보다 수입이 적다는 것을 알고서 정치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한다. 그는 당선 연설에서 "이 주에서는 이런 공포나 차별을 아무도 겪지 않게 하는 데 온 힘을 쏟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연합뉴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