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타격?…트럼프 머릿속 北核은 '빈 공간'

입력 2016-11-11 04:55:05

대북 접근법…기존 제재·압박은 유지, 中에 강한 채찍질 종용, 경험 살린 협상 가능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차기 행정부 출범을 계기로 북핵 문제를 비롯한 한반도 정세변화에 초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과감한 접근법으로 북핵 문제에 있어 새로운 돌파구를 만들어낼지, 북미 간 대충돌로 한반도에 전대미문의 위기 상황이 조성될지 중대 갈림길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과정에서 북한 압박을 위한 중국의 역할론을 강조하는 한편 '핵'미사일 폭주'를 하고 있는 김정은에 대해 '미치광이'라면서도 "김정은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 "김정은과 회의 테이블에서 햄버거를 먹으며 협상할 것"이라면서 대화 의지도 내비친 바 있다. 이 때문에 트럼프 당선인은 북핵 문제에 대한 인식이 오락가락 일관성이 없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한편으로 트럼프 당선인의 머릿속에 북핵과 관련해 여전히 빈 공간이 많고, 어떻게 인풋(입력)을 하느냐에 따라 대북정책이 달라질 수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트럼프 당선인은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를 벗어난 새로운 접근법을 모색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우선은 북한의 핵'미사일이 위협이라는 인식은 분명한 만큼 기존의 대북 제재, 압박 기조를 유지'강화하면서 중국에 대해 더욱 강한 채찍질을 종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사업가 출신답게 협상가 기지를 발휘, 북한과 전격적인 탐색 대화 또는 담판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와 정반대로 북한이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추가도발에 나설 경우 북한 핵시설에 대한 예방타격이나 선제타격 등 강력한 군사적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 조야에는 이미 북한의 핵'미사일이 미국 본토에까지 직접적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실제 2000년 개혁당 후보로 출마할 당시 펴낸 저서 '우리에게 걸맞은 미국'에서 북핵 문제에 대해 "내가 원자로를 폭격할 준비가 돼 있느냐"고 묻고는 "완전히 맞다"고 밝힌 바 있다.

한미 간 긴밀한 조율 없는 북미대화도 우리 북핵외교의 실패지만, 전쟁을 촉발할 수 있는 일방적인 대북 선제타격 역시 우리에게는 재앙이 될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내년 1월 정식 출범 전후, 또 북핵 해법 구상이 구체화되기 전까지 북미 간의 치열한 탐색전이 예상된다.

북한은 사실상 핵보유국 지위 획득을 위해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새로운 전략도발을 하는 게 좋을지, 보다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 좋을지 전략적 계산에 열중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트럼프 당선으로 우리 정부가 기울여야 할 노력이 힐러리 클린턴 후보 당선 시보다 훨씬 크고, 트럼프 당선인의 실용적 접근 가능성도 적지 않아 우리가 적극적으로 밀어붙일(푸시) 경우 새로운 기회가 생길 수 있다"고 했다. 외교부 차관을 지낸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트럼프 당선인의 대(對)한반도 정책이나 대북정책이 백지상태일 수 있다면서 "우리 측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설명하면 우려를 상당히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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