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친화 도시, 대구] 짝을 만나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도시로 변화하는 대구

입력 2016-11-10 04:55:02

지난 3일 경북대에서 열린 건강한 출산
지난 3일 경북대에서 열린 건강한 출산'육아 교실. 장성현 기자
지난 9월 열린
지난 9월 열린 '천생연분 내 사랑 찾기' 행사 모습. 대구시 제공
지난달 22일 경산시 남천면 대구치즈마을에서 열린
지난달 22일 경산시 남천면 대구치즈마을에서 열린 '아이 조아 아빠 조아 캠프'에서 한 아이가 아빠 어깨를 주무르고 있다. 이혜진 기자

대구의 저출산은 심각한 수준이다. 대구의 기혼 여성은 전국에서 가장 아이를 적게, 또 늦게 낳는다.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출생 통계'에 따르면 대구의 가임여성 1명당 합계출산율은 1.22명으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15번째로 낮았다. 반면 평균 출산 연령은 32.5세로 서울(32.8세)을 제외하면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저출산은 경제 인구 감소에 따른 노동력 부족과 소비 침체, 세대 간 불화, 사회적 연대감 해체 등 사회 전반에 걸친 위기의 원인이 된다. 이에 따라 대구시는 결혼과 임신'보육 등 각 분야에 걸쳐 저출산 극복 정책을 도입하고 있다. 결혼친화적인 사회 분위기 조성과 다양한 임신부 지원 정책, 남성 육아 문화 확산 등을 조성하는 게 골자다.

◆이른 결혼으로 저출산 극복한다

결혼친화적인 사회 분위기는 저출산 문제 해결의 중요한 열쇠다. 지난 3일 오전 경북대 글로벌플라자 강의실. '건강한 출산'육아교실'에 참석한 50여 명의 남녀 대학생들이 분만 과정을 담은 동영상을 유심히 지켜봤다. 이성희 간호대 교수가 수중 분만 등 분만 방법과 아이 돌보는 법, 부모의 역할 등에 대해 설명했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아이의 공통점은 부모와 애착 관계가 잘 형성됐다는 점입니다. 가장 중요한 건 아이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반응하는 겁니다." 학생들은 중요한 내용을 적어두거나 고개를 끄덕이며 강의에 집중했다. 권소현(21'여'음악학과) 씨는 "앞으로 아이를 낳아 기르는 데 필요한 지식을 갖추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날 강의는 부모가 될 대학생들에게 출산과 양육에 대한 정확한 지식을 전달하고, 출산과 자녀에 대한 긍정적인 가치관을 확립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달에만 6차례에 걸쳐 300여 명의 학생들이 강의를 듣는다. 이성희 교수는 "이러한 교육은 젊은 세대들이 출산과 육아에 대해 알고 있는 부정확한 지식과 막연한 두려움을 없애고 효과적인 양육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고 했다.

늦은 결혼과 고령임신을 줄이기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대구시는 올해 4차례에 걸쳐 미혼남녀 160명을 대상으로 '천생연분 내 사랑 찾기' 사업을 진행했다. 올해 참가자 80쌍 가운데 36.3%인 29쌍이 짝을 찾을 정도로 성공률도 높다. 경제적 형편 탓에 결혼을 미루는 젊은 층을 위한 다양한 주거 지원 사업도 진행 중이다. 대구시는 대학생이나 신혼부부, 사회초년생 등의 주거 안정을 위해 시세의 80% 가격으로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행복주택 사업'을 운영 중이다. 오는 2020년까지 대구에서만 동구 혁신도시와 달성테크노폴리스 등 8개 지구에 4천874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임신부가 편안한 도시 조성

저출산 관련 정책들은 대부분 출산 후에 집중돼 있다. 임신부를 위한 사회적인 배려도 부족한 편이다. 지난해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임산부 배려 인식과 실천수준 만족도 조사'에 따르면 임산부 2천767명 중 배려를 받은 경험이 있는 임산부는 58.3%에 그쳤다.

이에 따라 대구시내 각 구'군 보건소는 임산부 건강관리를 위한 다양한 지원책을 제공하고 있다. 임신부 건강관리를 위해 엽산제 및 철분제를 지원하고 임신성 당뇨검사도 무료로 제공한다. 일정 소득 이하의 임신부에게는 태아기형아검사와 초음파검사도 제공한다. 고위험 임신부에게는 최대 300만원의 의료비도 지원한다.

임신부를 위한 각종 교육'체험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각 구'군보건소에서는 출산준비교실과 임신'출산'육아 아카데미 등을 통해 모유수유와 태교, 분만법 등에 대해 알려준다. 아빠와 함께하는 육아교실도 운영한다. 산후 우울증 및 피부'미용관리를 위한 임신부 산후관리교실과 조부모 육아교실 등도 이용할 수 있다.

대구시는 가족친화적인 환경 조성과 출산 장려 정책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유모차 걷기 캠페인과 출산 장려 사진 공모전 등도 개최하고 있다.

◆아빠가 키우는 아이 세상

저출산 문제 해결의 핵심은 보육환경 개선이다. 특히 일과 가정이 양립하려면 육아를 분담하는 아빠의 역할이 대단히 중요하다. 지난달 22일 경북 경산시 남천면 대구치즈스쿨. '아이 조아 아빠 조아 캠프'에 참가한 아빠와 어린 자녀 등 50여 명이 연두색 티셔츠를 입고 한자리에 모였다. 아빠들은 서툰 솜씨지만 아이들과 함께 피자와 쿠키를 만들고, 마술 공연을 보며 서로를 꼭 껴안았다.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신문지나 옷걸이를 이용해 아이와 함께 놀아주거나 춤을 추며 즐거워했다. 딸과 참가했다는 김용식(41) 씨는 "아이와 놀아주고 싶어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난감했는데 오늘 와보니 함께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남성도 육아를 분담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지역의 남성 육아휴직자도 크게 늘고 있다. 대구고용노동청에 따르면 올 상반기 대구경북의 남성 육아휴직자는 16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24명보다 30.6% 증가했다. 특히 100인 미만 기업의 남성 육아휴직자가 68명으로 지난해 58명보다 17.2% 늘었다.

이에 따라 대구시는 보육환경 개선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신축 공동주택과 산업단지, 저소득 밀집지역 등에 국'공립 어린이집 8곳을 짓고, 구'군 직장어린이집 설치에 4억원을 지원했다. 시간제 보육 어린이집도 30곳으로 늘려 전업주부, 시간제 근로자 등에게 맞춤 보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다양한 보육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아이돌봄 서비스 지속 지원과 가족품앗이'공동육아나눔터 운영도 확대하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육아의 어려움을 덜어주는 직장어린이집은 근무 만족도와 업무 효율성을 높인다"면서 "더 많은 지역 기업들이 보육환경 개선에 동참할 수 있도록 독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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