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이후 갈수록 심화되는 악성'천민 자본주의(양극화, 부익부 빈익빈)에서 벗어납시다."
지난 주말에 1년 동안 독일에 유학을 다녀온 3급 공무원(부이사관)을 만나, 대한민국의 현주소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요지는 우리나라 자본주의가 이상하게 변질돼, '자본을 가진 자에게 너무 큰 이득이 가도록 고착화되고 있다.'는 것.
돌이켜보면, 이 말이 실감난다. 1997년 외환위기로 나라는 경제적 격변기를 보냈다. 중산층은 급격히 붕괴됐고, 공적자금이 투입된 대기업은 오히려 더 날개를 달았다. 나라의 큰 경제적 위기가 자본을 가진 자에겐 오히려 기회가 된 셈이다. 국내 주요 대기업들의 올해 사내 유보금만 600조라고 하니, '헉' 소리만 나올 뿐이다. 그동안 서민들은 등골이 빠졌고, 가계 경제는 파탄 직전에 이르렀다. 김대중-노무현-이명박-박근혜 정권 동안 말만 '경제 민주화'를 부르짖을 뿐 '경제 식민지'를 만들었다.
◆한국45% VS 독일15%
대한민국의 자본수익률은 45%, 독일은 15%란다. 쉽게 접근해보자. 100억 원의 자본을 가진 자가 수년 동안 100억 원의 수익을 창출했다면, 대한민국 자본가는 45억 원, 독일 자본가는 15억 원을 가져가게 된다. 독일은 국가 경제 시스템이 자본가가 양심적으로 될 수밖에 없도록 만든다. 자본으로 인한 그 수익이 자본가에 집중되지 않고, 고용 창출'임금 인상'사내 복지'하청업체에 대한 배려'소매상의 이윤 증대로 나눠지기 때문이다.
위 3급 공무원은 독일 서민 생활상도 얘기했다. "독일에는 작은 공구가게 주인들도 크게 매상이 오르지 않아도, 걱정이 없었습니다. 일단 임대료가 워낙 싼데다, 공구 도매상에서 소매상들도 이윤을 많이 남길 수 있도록 납품을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한 달에 1천만원 수준의 매출을 올려도 먹고 사는데는 지장이 없답니다."
참 부러운 얘기다. 우리나라 자본가들은 어떤가. '봉이 김선달'이 따로 없다. 젊은 아르바이트생들에게 '열정페이'(돈은 적게 받고 열정으로 때우라.)를 강요하고, 비정규직에게는 비인간적인 가혹한 대우를 한다. 대기업들은 하청업체에 '갑질'도 모자라, '등골'이 휘게 할 정도로 적은 납품 단가를 후려친다.
◆다음 대통령에게 요구한다. "20%대 자본수익률의 나라"
요즘 돌아가는 국내 정치,경제 상황을 보자면 '경제민주화'는 물건너 간 지 오래다. 양극화 지표가 나아진 것이 하나도 없다. 하지만 내년 대선을 통해 뽑힌 다음 대통령은 대한민국 자본수익률을 20%대로 낮춰야 한다. 자본 100억 원을 가진 자가 100억 원을 벌어서, 20억 원 정도 가져간다면 그 나머지 이윤으로 수십~수백 명의 근로자가 행복할 수 있다.
최근 뉴스를 통해 '코레일 유통'(전국철도 역사 내 350여 개 편의점과 600여 개의 전문점, 자판기사업을 담당)의 갑질을 봤다. 새누리당 김현아 의원에 따르면 코레일 유통은 가맹점을 감시하고, 임대료를 강남지역 상권보다 더 높게 받는 등 불경기에 영세 상인들의 고혈을 빨아서 지난해 4천억 원의 매출을 올렸고, 1천억 원 가까운 돈을 들여 신사옥을 지었다고 한다. 어디 이 회사 뿐이겠는가. 대기업 유통망,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 유명 백화점 등도 원 생산자, 중간 유통, 대리점, 입점업체의 이윤에 대한 배려보다는 본사에서 한푼이라도 더 남기려는 정책을 펴고 있다.
대한민국의 지주'건물주들도 상생 수정 자본주의에 대한 철학이 있어야 한다. 내 자본으로 최소한의 수익만 내고, 그로 인한 수익을 여러 사람이 함께 나눌 수 있다면 이 나라의 자본주의가 따뜻한 인간미를 갖추고, 5천만 국민에게 미소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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