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지진 우려 활성단층 25개 확인

입력 2016-09-23 17:34:59

경주 인근 주요 단층 현황. 연합뉴스
경주 인근 주요 단층 현황. 연합뉴스

최근 강진이 발생한 경주 외에 수도권과 충남·강원·전남 등 국내 다른 지역에서도 지진이 발생할 수 있는 단층 20여개가 확인됐다. 최성자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박사는 22일 서울대에서 한국지구물리·물리탐사학회와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주최로 열린 '긴급 진단 한반도 지진, 우리는 안전한가'심포지엄에서 밝힌 내용이다.

그는 "월성원자력발전소 남쪽에 있는 읍천단층을 비롯해 수도권과 충청,전남 등 전국에 활성단층으로 추정되는 25개 단층이 자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 박사는 지난 2009부터 2012년 사이 전국 광역 단위의 국내 활성단층 지도를 제작했었다. 그가 제작한 국내 활성단층 지도에 따르면 경북 경주와 울산, 부산 쪽의 양산단층을 비롯해 자인, 밀양, 모량, 동래, 일광, 울산 등지에서 활성단층을 확인할 수 있다.

그는 "당시 연구는 한반도의 가장 젊은 지각에 대한 4기 지질도가 없는 상태에서 진행되는 등 한계가 많았는데, 추가 조사를 하면 이보다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강태섭 부경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도 이날 심포지엄에서 "역사적으로 보면 한반도 곳곳에서 크고 작은 지진이 발생한 기록이 있다"면서 "한반도는 활성단층이 있기 때문에 언제든 지진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경주에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하면서 양산단층을 비롯한 활성단층에 대한 논란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지만, 사실 한반도에 활성단층이 어디에 얼마나 분포돼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알지 못한다.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진 적이 없기 때문이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관계자는 "지금까지 활성단층이라고 명확하게 밝혀진 것은 25개 정도인데, 최소 450개 이상은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뒤늦게 정부는 내년부터 25년간 525억원을 투입해 한반도 활성단층 전면 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하지만 지질 분석을 통해 명확한 활성단층 판단 기준부터 마련돼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조사 경험이 없다보니 판단 근거조차 마련돼 있질 않아 가야할 길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더구나 전문 인력도 부족해 일각에서는 우리보다 지진 연구가 앞서있는 일본 등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은 역시 전날 오전 지진 관련 긴급 현안보고를 위해 열린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우리나라에 현재 활성단층이 450개 이상인데25개밖에 조사가 안 된 상태"라고 언급하면서 한반도가 지진에 취약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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