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국제무대 경험"-비박 "경선 과정에 참여, 충분한 검증을"

입력 2016-09-20 04:55:05

與 '반기문 대망론' 엇갈린 시선

추석 연휴, 뉴욕에서 날아든 '반기문 대망론'을 두고 여권 내 다른 두 시선이 감지되고 있다.

일단 반 유엔사무총장의 이른 합류가 '경선 흥행'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데는 공감하며 환영하는 분위기나 친박계는 '대망론 띄우기'로 예열을 준비하는 반면 비박계는 "대선까지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다"며 브레이크를 걸고 있다.

새누리당 내 계파별 온도 차는 19일 추석 연휴 뒤 처음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확인됐다. 친박계 최고위원들은 반 총장을 향해 "금의환향" "온 국민이 환영할 일"이라며 반 총장의 임기 종료 뒤 내년 1월 귀국에 '꽃길'을 깔았다.

추석 연휴기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반 총장을 만나고 돌아온 정진석 원내대표는 "반 총장에게 '지난 10년간 국제외교무대 수장으로서의 노고를 위로드리고 그 소중한 경험과 지혜를 우리 미래세대를 위해 써달라'는 인사를 드렸다"고 말하며 "반 총장이 금의환향하길 기대하겠다"고 했다.

조원진 최고위원도 "반 총장이 임기를 마치고 내년 1월에 귀국한다는 것은 여당뿐만 아니라 국민이 환영할 일"이라며 "반 총장이 오셔서 국내 정치에 대한 부분들도 관심을 갖고 보셨으면 하는 생각"이라고 했다.

'반기문 대망론'은 충청권의 김종필(JP) 전 국무총리가 사실상 반 총장의 킹메이커 역할을 자처한데다 내년 1월 귀국설이 확실시되면서 재점화됐다. 당장 당 안팎에서 뛰고 있는 '잠룡'들은 논평을 내놓지 않았지만, 지지율 면에서 추격해야 하는 입장에서 달가운 일은 아니다.

이 같은 상황이 고려된 듯 최고위원 가운데 유일한 비박계 강석호 최고위원은 "반 총장과 같이 훌륭한 분들이 와서 대한민국 정치에 대해 보탬이 되면 좋을 것"이라면서도 "다들 공평하고 공정하게 해야 한다"고 했다. 당내 경선 과정에서 충분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친박계를 향해선 "반 총장을 구세주라도 되는 양 너무 추켜올린다면 우리 정치사의 부끄러운 점으로 남을 것"이라며 반 총장 '옹립' 가능성에 견제구를 날렸다. 강 최고위원은 김무성계로 분류되고 있다.

비박계 대권주자들 역시 '검증'을 강조하고 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대선까지 1년 반은 충분히 긴 시간"이라며 '대망론'에 선을 그었고,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경선 과정에서 충분히 토론하고 구상을 공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며 반 총장의 경선 참여에 힘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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