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18안전문화재단 출범, '안전한 도시' 위해 힘 모아야

입력 2016-09-09 04:55:02

대구지하철 중앙로역 화재 참사 13년 만에 희생자 추모 사업과 안전문화교육 등을 맡을 2'18안전문화재단이 출범했다. 재단은 지난 3월 공익법인 설립 허가 이후 이사진 구성 등 준비를 마치고 7일 사무국 개소식과 함께 각종 공익사업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출범은 비록 늦었지만 앞으로 2'18재단이 안전과 생명에 대한 시민 의식을 높여나가는 구심점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매우 반가운 일이다.

2003년 발생한 중앙로역 화재는 340여 명의 사상자를 낸 안타까운 참사였다. 이 참사로 희생자 유가족과 부상자는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겪었고, 250만 대구 시민이 받은 충격도 엄청났다. 한편으로 안전과 생명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가슴 깊이 새기는 계기가 됐고, 보다 안전한 사회에 대한 성찰과 각오도 깊어졌다. 이런 사회적 합의와 노력의 결실이 바로 2'18재단이다.

추모공원 조성 등 희생자 추모사업은 고통 속에 죽어간 수많은 희생자를 생각하면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완수해야 할 일이다. 동시에 시민 모두가 마땅히 한마음으로 이뤄내야 할 과제다. 아직도 참사 후유증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상자와 유가족의 상처를 보듬고 치유하는 일도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아픈 기억만 되새기고 현재에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된다. 참사의 교훈을 높이 승화시켜 안전한 사회, 안전 도시를 만들어가는 것이야말로 더욱 중요하고 값진 일이다.

이런 점에서 개소식 때 김태일 이사장이 강조한 "그날의 아픈 기억을 재구성해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 대구라는 도시가 2003년의 고통스러운 역사를 딛고 안전과 생명의 표상이 되어야 한다"는 인사말에 공감이 크다.

과거의 아픔을 떠안고 한편으로 안전의 길을 모색하는 일이 2'18재단만의 몫은 아니다. 대구시와 시민 모두가 두 번 다시 이런 불행한 일이 없도록 제도를 고치고 안전 의식을 가다듬어야 한다. 재난 피해자에게 따뜻한 손길을 내밀며 아픔을 함께 나누는 성숙한 시민 의식도 높여나가야 한다. 이런 하나된 마음이 안전한 사회를 보장하기 때문이다. 2'18재단 출범이 '사람'과 '생명'이야말로 우리 사회의 가장 소중한 자산임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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