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나눔공동체' 이종만 원장, 사회복지 유공자 국민포장

입력 2016-09-09 04:55:02

35년 장애인과 함께한 삶…53명 일자리 창출

'제17회 사회복지의 날' 기념 사회복지 유공자 표창 시상식에서 국민포장을 수상한 나눔공동체 이종만'김현숙 씨 부부. 이들은 35년여 동안 장애인들과 함께 살아오고 있다. 안동시 제공

"하나님이 보고 듣고 말할 수 있게 하신 건 혼자 즐기라고 건강을 주신 게 아니라는 걸 장애우를 통해 알게 됐습니다. 비록 말을 못 하거나 지적 능력이 부족한 아이들이지만 모두 멋있고 예뻐 보이기만 합니다."

안동 남선면 장애인들의 자활자립사업장인 '나눔공동체' 이종만(63'목사) 원장이 7일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제17회 사회복지의 날' 기념 사회복지 유공자 표창 시상식에서 국민포장을 수상했다.

이 원장은 개인 재산을 내 경상북도 최초 장애인근로사업장인 나눔공동체를 설립했다. 장애인 53명을 고용해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과 함께 장애인의 자립자활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나눔공동체는 이종만'김현숙(59'직업재활교사) 씨 부부가 35년 동안 장애인과 함께 살아온 삶의 현장이다. 국내 첫 부부 수화통역사로서 '가슴으로 낳은 아이들'과 평생을 함께해 온 삶이다.

장애인 복지 향상에 헌신해 온 이 원장 부부는 안동의 한 교회에서 전도사와 주일학교 교사로 처음 만났다. 이 원장은 '문제를 제기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문제에 스스로를 던지겠다'는 포부로 헌신할 무엇인가를 찾고 있었고, 부인 김 교사는 특수학교 교사로 일하면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었다.

1987년 결혼한 부부는 그해 8월 안동에서 처음으로 '사랑의 수화 교실'을 열어 지금까지 교육하고 있다. 이 원장은 "장애인의 자녀는 자칫 삐뚤어지기 쉬워요. 어릴 때부터 많은 관심과 애정이 필요하죠. 어린이집에 보내는 것부터 진학, 병역 문제, 취업, 결혼까지 신경을 써 줘야 합니다"라고 했다.

이들 부부가 경영에 나선 것은 1994년 봉제사업에 뛰어들면서다. 장애인의 자활'자립을 위한 의류봉제공장인 '나눔공동체'의 시작이었다. 봉제공장은 난관에 부딪혀 80명이 넘는 공장 식구가 거리에 나앉게 될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 부부의 노력은 계속됐다. 1999년부터 다시 일감이 늘고 대기업에도 납품하면서 빚은 줄었다. 눈물을 머금고 내보냈던 옛 직원들도 다시 일하게 됐다.

그때 이 원장 부부는 '우리가 죽더라도 장애인들이 스스로 살길을 마련해 두자'는 결정을 내렸다. 전 재산을 털어 2002년 6월 사회복지법인 '유은(唯恩)복지재단'을 설립했다. 경북에서 처음으로 허가를 받은 장애인근로사업장이었다.

이 원장 부부가 장애인들과 꿈을 일궈가는 '나눔공동체'(www.nanum21.org)는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이다. 일반 고용이 어려운 장애인이 특별히 준비된 작업 환경에서 직업 훈련을 받거나 직업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곳이다.

지난 2005년 상표 등록한 '초록이슬새싹'이란 브랜드로 생산하는 품목은 새싹(sprouts)'어린잎(baby leaf)'콩나물 및 새싹국수'비누 등이다. 경상북도지사'산업자원부 장관(이상 2007년) 표창에 이어 지난해에는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2008년에는 노동부에서 사회적 기업 인증을 받았으며, GAP(우수농산물)'친환경'ISO 22000 인증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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