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산 지방비 부담, 도시철 1,2호선 연장 상생
공유 행정 시대가 열렸다. 글로벌 저성장이 고착화하면서 이른바 공유경제가 세계경제의 화두로 떠오른 것과 같은 맥락이다.
자꾸만 줄어드는 곳간을 보며 대구경북 지자체들은 자존심을 버렸다. 굳이 내 돈 들여 인프라를 만들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공유행정은 수돗물, 산불 진화 헬기, 교통 시설 등 여러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펼쳐지고 있다.
◆내 땅 네 땅 구분이 사라져간다
수돗물을 나눠쓰는 대구와 경산의 협력은 교통망 공유를 통해 더욱 가속화하는 중이다. 이미 내 땅, 네 땅 구분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대구와 경산은 대구도시철도 2호선 영남대 연장, 1호선 하양 연장에서도 지방비 분담을 통해 상생했다. 지난해 말 대구 도시철도 1호선 하양 연장사업에 대한 건설협약을 통해 공사에 들어가는 지방비 가운데 32%를 대구시가 맡고, 나머지 68%를 경상북도'경산시가 각각 절반씩 부담하기로 확정했다.
하양 연장사업의 총사업비는 2천954억원으로 추정된다. 이 중 지방비는 886억원으로, 대구시가 284억원, 경북도와 경산시가 각각 301억원을 분담하게 된다. 앞서 2호선 연장사업에서는 국비 60%를 제외한 지방비 부담분 중 대구시가 20%, 경북도가 10%, 경산시가 10%씩 공사비를 분담했다.
경계를 허물어뜨리는 교통망 공유는 대도시뿐만 아니다. 김천, 전북 무주, 충북 영동 등 3개 시군이 지난 6월부터 공동 운영하고 있는 '삼도봉 행복버스'도 주목받는 사례. 삼도봉은 경상, 전라, 충청 등 삼도(三道)와 접해 있는 봉우리. 김천 5개면, 영동'무주 각 2개면 산골마을 주민들이 삼도봉 생활권에서 살고 있다.
삼도봉 행복버스는 이곳 산골마을 주민들을 대상으로 의료복지 서비스를 펼친다. 심전도기, 골밀도검사기, 혈액분석기 등을 구비한 버스가 월요일 김천, 화요일 영동, 수요일 무주군을 순회한다. 내과 전문의로는 3개 시군 공중보건의가 돌아가며 참여한다.
곧 대형 스크린을 갖춘 이동 영화관 버스까지 함께 운행한다. 행복버스 사업비 중 국비(15억5천만원)를 제외한 나머지 3억8천700만원은 3개 시군이 분담한다.
◆내 것 네 것이 이제는 따로 없다
문경과 상주는 지난 5월 1일부터 문경 흥덕정수장에서 생산하는 수돗물을 서로 나눠 쓰고 있다. 흥덕정수장에서 생산하는 하루 3만5천t의 수돗물 가운데 10%(3천500t)를 인접한 상주 함창읍과 이안면 주민 4천200여 가구에 공급한다. 상주는 정수장 '렌털료' 6억7천만원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주민 식수난을 해결했다. 문경시는 렌털을 통해 정수장 운영비 부담을 줄였다.
문경'상주는 하수 처리에서도 서로 협력하고 있다. 문경시는 2004년부터 상주 함창읍에서 배출되는 하루 3천∼5천t의 하수를 문경 점촌처리장에서 처리하고 있다. 문경시는 점촌처리장을 건설할 때부터 함창읍 하수까지 처리하겠다며 환경부로부터 충분한 용량을 승인받았다. 상주시 입장에서는 거액이 들어가는 시설을 따로 만들지 않고 처리비만 내면 되고 문경시 입장에서는 시설 활용도를 높이면서 수익을 올리고 있다.
문경은 상주뿐만 아니라 예천과의 울타리도 뭉개고 있다. 문경시 동로면 마광리에 있는 경천댐. 1986년 준공된 이 댐은 문경에 있지만 물은 문경과 예천의 9개 읍'면, 75개 동'리가 나눠 쓴다. 문경 956㏊, 예천 2천142㏊의 농지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모두 3천800만t의 농업용수가 문경과 예천으로 나뉘어 공급됐다. 문경과 맞닿은 예천 개포면'유천면 등은 인근에 큰 저수지가 없어 농업용수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경천댐 덕분에 물 걱정 없이 벼농사를 지을 수 있게 됐다.
경북 북부권의 경우, 지자체 간 협력은 더 광역화하는 중이다. 동일 생활권인 상주와 문경, 예천은 지난 1998년부터 19년째 산불진화용 민간헬기를 공동으로 빌려 경비를 아끼고 있다. 올해는 모두 215일 빌리는 데 약 11억4천631만원이 들어간다. 면적이 더 넓은 상주가 55%(6억4천666만3천380원), 문경은 이보다 적은 45%(4억9천965만4천740원)를 부담한다. 이를 통해 상주는 5억원을, 문경은 4억5천만원을 아꼈다.
경산 김진만 기자 factk@msnet.co.kr
구미 정창구 기자 jungcg@msnet.co.kr
이상준 기자 all4you@msnet.co.kr
상주 문경 고도현 기자 dory@msnet.co.kr
홍준표 기자 agape1107@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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