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군이 국방부에 성산포대를 제외한 다른 적합한 제3의 장소를 결정해 달라고 공식 요청, 제3의 배치지가 과연 어디가 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매일신문 여론조사(본지 22일 자 1'3면 보도)를 비롯해 현재 성주 군민들의 여론은 초전면 롯데스카이힐 성주 골프장(이하 롯데골프장)이 가장 유력하다. 국방부는 이와 관련해 여러 가지 요건을 보고 최종 배치 지역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현재로서는 롯데골프장이 가장 유력
성주군이 사드 배치 제3의 장소 요청을 공식적으로 한 만큼 국방부는 즉각 답을 해야 한다.
국방부도 즉각적으로 답안 도출을 서두르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내년 말로 예정된 사드 배치 예정 시한을 고려하면 롯데골프장이 사실상 유일한 대안이라는 것이 국방부의 입장이다.
매일신문이 사드 배치 제3의 장소로 단독보도(본지 9일 자 1면)했던 롯데골프장은 국방부 측도 '최적지'라고 일찌감치 인정했다.
국방부의 장성급 고위 관계자는 "군사적 효용성'주민 안전성 면에서 롯데골프장이 최적지인 것으로 분석됐다. 롯데골프장은 부지 조성공사는 물론 별도 시설 신축도 필요 없는 만큼 내년 말까지 사드 배치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곳은 해발 680m로 성주읍 미사일 기지인 성산포대(해발 383m)보다 높다.
이 골프장이 보유한 부지는 총 178만㎡다. 이 가운데 18홀 골프장은 96만㎡이고, 나머지 82만㎡는 골프장 추가 조성을 위해 매입해 둔 임야다. 롯데골프장은 주변에 민가가 적고, 사드 레이더의 전자파 유해성 논란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장점이 꼽힌다.
진입로 등 기반시설이 이미 갖춰져 있어 대규모 공사를 하지 않아도 사드 레이더. 발사대, 병력 주둔을 위한 막사 등을 설치할 수 있다.
국방부는 그동안 제3의 장소로 롯데골프장과 금수면 염속봉산, 수륜면 까치산 등을 검토했지만, 염속봉산이나 까치산은 접근성이 나쁘고 공사기간 및 비용, 난개발 등으로 부적합지로 알려졌다.
◆국방부, 어떤 평가 기준 갖고 검토하나?
국방부는 김항곤 성주군수의 기자회견을 성주군의 공식적인 요청으로 간주해 이른 시일 안에 후보지를 평가하겠다고 나섰다.
국방부는 성산포대를 사드 배치 부지로 정할 당시 크게 두 가지에 중점을 뒀다. 사드 체계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 가장 넓은 지역에 대한 방어력을 제일 우선으로 삼았으며, 2017년 말까지 사드 배치 조건으로 부지를 살펴봤다. 부지 선정 과정은 전국을 3개 권역으로 구분해 4단계를 거쳐 결정했다.
또 세부적으로 6개의 부지 가용성 평가 기준으로 ▷군사적 효용성 ▷사드기지 운용과 안전성'작전 운영(북한 미사일 위협에 대해 항만'원전'비행장 등 방어) ▷주민 안전보장 및 장비안전 ▷기반시설(도로'전기'수도 등 구비 여부와 장비 설치적합 장소)과 체계운영 ▷기지 경계 및 보안(군사시설보호구역 설정·장비 은폐 가능성) ▷공사 소요비용 및 배치 준비기간 등이다.
국방부는 롯데골프장을 제3의 장소로 결정할 경우 부지 매입과 환경영향평가 등을 거쳐야 한다. 따라서 제3의 장소 사드 배치 문제는 국방부의 롯데골프장 부지 매입 여부에 달려있다.
게다가 롯데골프장 매입 시 국회 동의를 얻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그렇지만 국방부는 국회 동의를 얻는 것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성주 군민들의 절대다수가 제3의 장소를 요청한 상태에서 국회가 동의를 해주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성주군도 국방부가 제3의 장소를 결정하면 행정적으로 최대한 지원하기로 했다.
◆향후 변수는 없나?
김 성주군수와 성주 사드 배치 반대투쟁위원회가 제3의 장소 검토를 국방부에 요청했지만, 여전히 사드 배치 철회를 주장하는 투쟁위 내부 강경파들은 반발하고 있다.
사드 배치 철회를 요구하는 일부 군민은 김 군수의 기자회견을 막기 위해 기자회견이 예정된 22일 오전 9시 30분부터 군수실 앞을 점거해 경찰 및 공무원들과 몸싸움을 벌였다.
또 김 군수의 기자회견이 끝나고 150여 명의 군민들은 군청 대강당에 모여 "주민 뜻과 다른 오늘 김 군수의 기자회견은 무효이고, 주민과 상관없이 입장을 표현한 군수를 규탄한다"며 무효를 주장했다.
이들은 제3의 장소를 찬성한 기존 투쟁위를 해체하고, 자신들이 원하는 사람들로 투쟁위를 재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일부 군민들은 제3의 장소를 찬성하는 군민의 머리채를 잡아 흔들고, 취재 기자들에게 폭언을 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성주군은 22일부터 촛불문화제가 열렸던 군청 광장을 더 이상 사용하지 말 것을 투쟁위에 요청했으며, 전기 및 수도 등을 끊겠다고 나서면서 강경파 주민들과 마찰을 빚었다.
성주군 관계자는 "투쟁위가 제3의 장소를 요청한 만큼 사드 배치 철회 투쟁은 이제 의미가 없다"면서 "촛불문화제를 열면서 정부를 비판하고, 대통령과 자치단체장을 비하하는 발언을 하는 것은 옳지 않기 때문에 군청 차원의 지원을 더 이상 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제3후보지가 본격적으로 떠오르면서 성주와 울타리를 맞대고 있는 김천시와 김천시의회가 22일 '성주군의 사드 배치 성산포대 외 제3의 후보지 국방부 검토 요청'에 대해 즉각 철회할 것을 요청하는 성명을 발표하는 등 김천의 반발이 본격적으로 나오고 있다.
김천시와 시의회는 "사드 배치 제3의 후보지로 언급되는 롯데골프장은 김천 인접지역으로 지역만 성주이지 사실상 김천이며, 사드에 대한 피해는 김천 시민에게 돌아올 것이 불 보듯 자명하다"고 밝혔다. (가칭)김천시사드배치반대투쟁위원회(이하 김천투쟁위)도 구성됐다.
김천투쟁위는 24일 오후 김천종합스포츠타운에서 시민 1만 명 이상이 참여하는 사드 배치 반대 궐기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김천투쟁위 공동위원장을 맡은 나영민 시의원은 "국방부가 이미 사드 배치 제3의 지역으로 롯데골프장을 정해두고 이를 관철하기 위한 시나리오를 진행하고 있는 것 아니냐"며 "성주 군민이 4만5천 명인 데 비해 김천 시민은 3배가 넘는 14만 명이다. 김천 시민들이 반발할 경우, 국방부는 여우를 피하려다 맹수를 만나는 꼴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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