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9년 전인 1907년 8월 1일, 영국의 로버트 베이든 포웰(Robert Baden Powell'1857~1941) 중장은 20명의 청소년을 데리고 영국의 남부지방 브라운시 섬(Brownsea Island)에서 실험캠프를 가졌다.
베이든 포웰, 그는 1899년 남아프리카의 보어전쟁(Boer War)에서 보어군(네덜란드 사람을 주축으로 한 군인)이 포위한 남아공 마페킹(Mafeking)의 작은 마을을 구한 영국의 영웅이다. 9천 명의 보어군에게 포위당한 영국 수비군은 원주민 300여 명을 포함하여 1천251명이었다, 처음부터 승산이 있는 전투가 아니었지만 베이든 포웰은 원주민 청소년들을 모아 소년하사관대를 조직하고 작은 그룹으로 편성해 이들을 활용하였다. 그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보어군과 217일 동안 싸워 영국의 자존심을 지켰다.
당시 전쟁 경험에서 얻은 '청소년들의 용감성은 어른들을 능가한다'는 사실을 다시 실험해보고 싶었던 베이든 포웰은 각계각층의 청소년 20명을 데리고 브라운시 섬에서 실험캠프를 가졌다. 당시 청소년들이 텐트 속에서 야영생활을 한다는 것은 상상도 못할 때였다. 더구나 귀족의 아들이 야영생활을 한다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귀족의 아들과 평민의 아들이 한 텐트에서 생활한다는 것도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후에 베이든 포웰은 "나는 푸딩(쿠키의 일종)의 콩처럼 각계각층의 소년들을 섞어 야영할 준비를 하였다"고 회고하였다.
9일간의 실험 야영은 성공적으로 끝나게 되었고 오늘날의 스카우트 프로그램과 큰 차이가 없었다. 그는 이 경험을 토대로 '소년을 위한 스카우팅'(Scouting for Boys)을 집필하였다.
당시 영국에서 가장 큰 청소년 단체인 소년여단(Boys' Brigade)을 비롯해 학교나 YMCA 등 모든 청소년 단체를 위해 청소년 활동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이 집필의 목적이었다. '소년을 위한 스카우팅'은 나오자마자 선풍적인 인기와 더불어 매진되었다. 영국의 곳곳에서는 그 책의 내용대로 스카우트 '반'과 '대'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 런던의 거리에는 청소년들이 "우리는 뻐꾸기반이다. 황소반이다" 하며 반기를 앞세우고 무리를 지어 다녔다. 거리에는 돌이나 나뭇가지로 만든 여러 가지 보이스카우트 추적기호가 등장했고 밤이 되면 교회 뒤뜰이나 공원에서는 캠프파이어 연기가 솟아올랐다. 또 잡화점의 빗자루 손잡이를 뜯어 구호장으로 쓰는 바람에 빗자루가 품절이 되었다. 소년들은 긴 바지를 잘라서 반바지를 만들어 입었다. 이렇게 전 영국이 '소년을 위한 스카우팅' 열풍에 휩싸이게 되었다. 그러자 이들을 통제할 기구를 설치할 필요성을 느낀 베이든 포웰은 런던에 보이스카우트 사무실을 내고 관리하게 되었다. 이것이 바로 스스로 생긴 보이스카우트였다.
109년이 지난 지금 한 사람의 위대한 아이디어로 인해 전 세계 216개 국가와 지역에서 3천만 명의 스카우트가 활동하고 있다. 3억의 인구가 스카우트 제복을 입은 적이 있는 세계에서 가장 큰 청소년 단체가 되었다.
대구시 달성군 구지면 낙동강변에서 51개국 1만여 명의 세계 청소년들이 제14회 한국잼버리가 개최되어 거대한 텐트 도시가 생겨났다. 이들은 9일까지 수상활동과 육상활동 그리고 각국의 문화를 공유하면서 우정을 쌓아 갈 것이다. 이들이 대구의 인심을 오래오래 기억하도록 대구 시민 모두가 노력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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