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압으로 덮개 열리는 우수관만 있었어도…

입력 2016-08-03 05:00:11

빗물 처리 안돼 물난리 되풀이

우수관 덮개가 이물질로 막혀 지난달 24일 침수피해가 발생한 대구 동구 검사동 주택가.
우수관 덮개가 이물질로 막혀 지난달 24일 침수피해가 발생한 대구 동구 검사동 주택가.

국지성 집중호우가 연일 이어지고 있지만 우수관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침수 피해가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여름철 악취 등의 이유로 주민들이 우수관 덮개를 고무판 등으로 막는 사례가 많은데다 기존의 우수관 덮개 구조가 집중호우에 떠밀려 온 낙엽이 쌓일 경우 막혀 배수에 취약한 탓이다.

지난 1일 시간당 74㎜가 넘는 집중호우가 쏟아져 신천동로가 물에 잠기는 등 수성구에서만 침수 피해가 25건이나 발생했다. 지난 7월 24일에도 시간당 71㎜ 호우로 수성구를 포함 동구 검사동, 방촌동, 신암동 등에서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올여름 침수 피해 건수는 지난해보다 훨씬 많은 39건으로 지난해 전체 대구 지역 침수 피해는 8건에 비해 5배에 이르고 있다.

침수 피해 상당수는 우수관 막힘이 원인이다.

지난달 24일 동구 검사동에서 발생한 차량 침수 역시 우수관 뚜껑이 고무판으로 덮여 있어 발생했다.

동구청 관계자는 "사고 경위를 조사한 결과 침수 피해 원인이 우수관 덮개가 막혀 있어 빗물이 빠지지 못해 발생한 것"이라며 "주민들이 냄새가 난다며 우수관 덮개를 고무판으로 덮어 놓아 발생한 일"이라고 밝혔다.

강한 호우로 나뭇잎이 떨어져 우수관을 막아 발생하는 침수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같은 날 수성구 만촌동 주택가에서 발생한 침수 등 주택가 침수의 상당 부분은 낙엽이 우수관 위를 덮어 일어나고 있다.

재해 전문가들은 "현재의 격자형 우수관 덮개는 낙엽 등 이물질이 쓸려오면 구멍이 좁아 우수관으로 내려가지 못하고 막게 된다"며 "아열대성 기후 변화로 인한 잦은 집중호우가 내리는 만큼 우수관 덮개의 교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현재 국지성 집중호우가 내리면 수압으로 우수관 뚜껑 일부가 열려 이물질이 자동으로 내려가는 구조의 우수관 시스템(우수 바이패스 시스템)은 수성구 일부 지역에만 적용되고 있다.

대구시 자연재난과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국지성 호우가 잦아지면서 침수 피해가 증가하고 있는데 하수구 막힘이 주원인"이라며 "국지성 호우가 내리면 이물질을 흘려보낼 수 있는 우수관 덮개를 최대한 빠른 시일 내 교체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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