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 군민들이 26일 정진석 원내대표를 비롯한 새누리당 원내지도부와 정부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 발표 이후 벌어진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성주사드배치철회 투쟁위원회 회원과 군민들은 방문단 도착 전부터 새누리당 장례식 퍼포먼스로 불만을 표시했다. 정 원내대표 등이 성주군청에 온 뒤에도 긴장이 흐르는 항의 시위는 계속됐다. 그러나 이날 어떤 폭력도 없었고, 군민들은 성숙한 시위 의식을 보여줬다.
일촉즉발의 간담회뿐만 아니다. 이날 12일째인 군청 광장 촛불문화제 역시 조용했다. 참가자들은 오히려 서로를 보듬고 달래주는 격려의 장으로 이어갔다. 군민들의 평화 시위는 지난 21일 서울역에서 2천여 명의 대규모 항의 시위 때 단 한 건의 과격한 장면 없이 마무리하면서 빛을 발했다. 비록 지난 15일 성주를 방문한 황교안 국무총리 일행이 버스에 갇히고 물병과 계란 세례에 시달리는 불상사가 있었지만 이후 폭력 시위 자제에 대한 공감대가 퍼지면서 평화 시위 분위기는 분명하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사드 문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지금까지 성주 군민이 보여준 평화 시위의 모습만큼은 폭력이 난무하는 그런 시위 문화와는 분명 달랐다. 이는 군민 스스로 폭력 과격 시위를 극복하고자 노력한 의지의 덕분이다. 아울러 외부 불순 세력의 개입을 철저히 차단하고 스스로 단속한 결과이다. 사실 그동안 제주도 해군기지 건설을 두고 강정마을 해안의 구럼비 바위 발파 작업이나 밀양 송전탑 건설을 둘러싸고 외부 세력의 개입이 불러온 엄청난 사회적 갈등과 부작용을 우리는 충분히 겪었다.
과격 폭력 시위는 언제든지 국민의 외면을 자초하고 되레 목적 달성은 멀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국민들은 알고 있다. 성주 군민들은 이번에 평화 시위의 소중함을 일깨웠다. 군민들이 지금 사드 문제 해결을 위해 내딛는 평화의 한 걸음 한 걸음이 더딘 소걸음이겠지만 새로운 집회와 시위를 향한 뜻있는 기록을 세워가고 있다는 점도 분명하다. 군민들은 바야흐로 평화의 집회와 시위로 사드라는 현안을 푸는 지금껏 가보지 않은 길을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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