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매시장·공단 부근 많아
#1 대구 북구 한 아파트에 사는 김모(40) 씨는 최근 찜통더위에 '악취'까지 더해지면서 화가 날 때가 많다. 근처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흘러나오는 음식물 썩는 냄새가 집 안까지 들어오고 있어 더위에도 창문을 제대로 열지 못한다. 김 씨는 "시장에 가보면 상인들이 부패한 수산물, 과일, 채소를 밖에 내놓고 치우지 않는다. 도매시장 일대가 음식물 썩는 냄새로 진동을 한다"고 말했다.
#2 서구 평리동 주민 박모(60) 씨는 아침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악취로 인해 머리가 아플 지경이다. 집 근처에 분뇨와 음식물쓰레기 등을 처리하는 위생처리장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 박 씨는 "아침에 일어나서 창문을 열면 불쾌한 냄새가 코를 찌른다. 일부 주민은 목의 통증과 피부병을 호소하기도 한다"고 했다.
여름철이면 심해지는 악취로 인해 고통을 호소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특히 부산과 울산 등에서 악취 신고가 잇따른 이후 대구에서도 시민들의 신고 전화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구'군청 관계자는 "최근 날씨가 더워지고 부산에서 악취 소동이 일어난 이후 악취 민원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며 "신고를 받고 출동해도 정확한 원인을 밝혀내기는 쉽지 않다"고 밝혔다. 대구시에 따르면 악취 민원은 2014년 378건에서 2015년 509건으로 지난해에만 34.7% 늘었다. 가장 많은 민원이 제기된 자치구는 서구(224건), 달서구(182건), 북구(42건) 순이었다.
서구의 경우 염색공단, 북부하수처리장, 위생처리장 등 악취의 원인이 되는 시설들이 밀집돼 있고, 달서구는 성서공단 인근에 2015년 이후 신규 아파트가 늘면서 악취 피해를 호소하는 주민들이 많아졌다. 게다가 행정구역상으론 달성군이지만 서구 경계에 접해 있는 쓰레기매립장(환경자원사업소)에서도 서풍이 불면 서구와 북구로 악취가 유입돼 피해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하지만 지방자치단체들은 뚜렷한 악취 해소 방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악취 민원이 제기되면 각 구청은 현장점검을 통해 악취 원인을 파악하고, 보건환경연구원에서 압축공기를 수거해 '냄새도'를 알 수 있는 희석배수값을 구해 기준치(20) 이상일 경우 '개선 권고' 행정조치를 내린다. 3차례 권고 조치 이후에도 시정되지 않으면 과태료 200만원을 부과하지만, 지금까지 대구에서 악취로 과태료를 부과한 사례는 없다. 민원이 들어와 현장점검을 하더라도 대부분 기준치 이하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악취 원인을 명확하게 규명하기가 쉽지 않고 피해지역도 광범위해 해결하기가 사실상 어렵다"며 "화학제품을 다루는 업체나 음식물쓰레기를 대량으로 배출하는 업체 등과는 업무협약을 체결해 자체 정화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독려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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