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구벌 줌-인! 대구의 숨은 명소를 찾아] 팔공산 자수박물관

입력 2016-07-20 17:59:21

화조도 앞에 선 정재환 대표.
화조도 앞에 선 정재환 대표.
팔공산 자수박물관 전경.
팔공산 자수박물관 전경.

'실로 그리는 그림'으로 불리는 자수는 바늘과 실로 바탕천에 여러 가지 문양을 장식한 것이다. 수를 놓는 사람의 정성이 더해져 단순한 공예품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자수 작품은 우리 일상생활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보자기, 방석, 베갯모, 버선, 병풍 등 생활용품으로도 많이 사용된다. 예전에는 자수 놓기가 여학생들의 필수 교과목일 만큼 교육적인 면에서도 인정받은 적이 있다. 여성들의 정신문화 결집체인 셈이다.

섬유도시 대구의 위상에 걸맞은 자수 1만 점을 보유하고 있는 곳이 있어 사람들의 발길을 끈다. 팔공산 집단시설지구에 위치한 '팔공산 자수박물관'이 바로 그곳이다. 희귀 작품에서부터 작가 미상의 여성들이 한 땀 한 땀 정성스럽게 수놓은 조선시대부터 근대 자수까지 두루 망라하고 있다. 30여 년간 한 개인이 수집해온 다양한 자수 작품을 전시, 자수의 역사와 시대상을 공부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우리나라 자수의 역사를 살펴보면, 제일 번창했을 때는 조선시대다. 임금님을 알현할 때는 반드시 자수가 놓인 관복을 입고 가야 할 만큼 자수 놓는 일은 여인들의 삶과 함께 반드시 해야 할 규방 공예였다. 해방이 되면서는 학교에서 자수를 교과와 접목시켜 가정시간에 자수로 액자나 가리개를 수놓기도 했다. 그러던 것이 어느새 슬그머니 사라져 지금은 자수 놓는 여성을 만나기도 어렵고 자수 작품을 볼 기회도 그만큼 적어졌다.

팔공산 자수박물관은 지하 1층 수장고와 지상 2층 전시실로 꾸며져 있다. 크고 작은 보유 작품 수가 1만 점에 이르다 보니 작품 전시실에는 일부만 전시되어 있고 지하 수장고에 상당 부분이 보관되어 있다. 게다가 소장품 가운데는 조선시대 통신사의 모습을 수놓은 자수를 비롯해 일본과 중국의 자수 작품도 다수 있어 한'중'일 전통 자수를 비교 연구하는 데 좋은 자료가 된다.

자수 수집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온 팔공산 자수박물관 정재환 대표는 "표구를 하는 직업 때문에 자수 병풍들을 취급했고, 그 아름다움에 흠뻑 빠져 수집을 시작한 게 어느덧 30년 세월이 흘렀다"고 말했다. 자수의 소중함이 잊혀 가는 게 너무 안타깝다는 그는 이어 "자수에는 수많은 스토리와 상징적 의미가 담겨 있는데 자수를 통해 자라나는 후손들에게 교육적인 자료와 더불어 우리의 소중한 전통 문화유산을 물려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팔공산 자수박물관은 앞으로 보다 큰 규모의 정식 박물관으로 개관해 보유 중인 자수 작품을 맘껏 펼쳐 놓고 감상할 수 있도록 하고, 체험 공간도 마련해 더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게 되기를 꿈꾸고 있다. 관람 시간은 동절기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고, 하절기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다. 관람료는 30인 이상 단체는 유치부와 초'중'고, 일반을 구분하여 2천원부터 3천500원까지이고 개인은 2천500~5천원이다. 차와 음료는 무료로 제공된다. 문의 전화 053)633-2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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