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중독균 종류만 17가지…원인별로 대처해야 예방
공무원 김모(44·여) 씨는 최근 이틀 간 결근을 했다. 늦은 점심을 먹으러 간 식당에서 샐러드로 나온 달걀을 먹은 게 화근이었다. 퇴근 후 집에 돌아오자마자 속이 메스껍고 어지러웠고, 쉴새없이 구토와 설사를 했다. 김 씨는 아픈 배를 부여잡고 밤새 끙끙거리다가 다음날 아침 병원을 찾았고 식중독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후텁지근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음식을 먹고 탈나는 이들이 많다. 식중독은 식품이나 물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 위장병과 신경장애 등의 중독 증상을 통칭하는 말이다. 대부분 세균에 감염돼 발병하지만 식물성 및 동물성 자연독이나 독성 화학물질에 오염된 음식을 먹고 집단 발병하는 경우도 있다. 가벼운 구토나 설사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두통과 오한, 피부 병변이 나타나거나 자칫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식중독을 일으키는 균은 17가지에 이를 정도로 종류도 다양하다. 특히 급성설사는 2주일 이내에 호전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4주일 이상 지속되고 발열과 혈변, 심한 복통 등이 나타난다면 다른 원인 질환을 의심해야한다.
◆끓여먹어도 식중독 걸릴 수 있어
살모넬라균은 식중독을 일으키는 가장 대표적인 세균이다. 살모넬라균은 사람이나 동물은 물론, 흙과 오염된 물, 음식물 찌꺼기 등 거의 모든 환경에서도 끈질기게 생존하고, 멸균이나 살균, 냉동보관 등의 적절한 처리가 없으면 굉장히 빨리 증식한다. 살모넬라균에 오염된 음식물을 먹은 후 12~24시간이 지나면 구토와 복통,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두통과 오한이 뒤따른다. 치사율은 1% 이하이고, 2, 3일이 지나면 대부분 낫는다.
살모넬라균은 주로 육류나 우유, 달걀, 어패류, 도시락, 튀김 등에서 잘 번식한다. 특히 살모넬라균에 감염된 사람의 대변이나 쥐, 돼지, 고양이 등 동물의 분변에서 오염되는 경우가 많다. 식품을 섭씨 10도 이하로 냉장 보관하거나 70℃ 이상 가열하면 세균의 번식을 막을 수 있다.
포도상구균도 널리 퍼져있는 식중독 원인균이다. 포도상구균은 식중독 뿐만 아니라 피부에 화농성 질환이나 중이염, 방광염 등을 일으킨다. 포도상구균은 음식물을 취급하는 사람의 손이나 코 점막, 곪은 상처 등에 있다가 음식물로 옮겨간 후 급속히 번식하며, 그 과정에서 독소를 생산한다.
이 독소가 음식을 통해 위나 장에 흡수되면 구토와 설사, 복통 등을 일으킨다. 포도상구균 중에서는 황색 색소를 생산하는 황색포도상구균이 식중독의 원인이 된다. 포도상구균이 번식하기 쉬운 음식은 단백질이 풍부하고 수분이 많은 크림이나 샐러드, 햄 등 돼지고기 제품이다.
황색포도상구균은 섭취 후 2~3시간 이내에 '토사곽란' 증상이 나타난다. 대부분 하루이틀이면 저절로 치유되고 치사율도 낮다. 황색포도상구균은 80℃에서 30분간 가열하면 죽지만 세균이 생산한 장독소는 100℃에서 30분간 가열해도 파괴되지 않는다. 따라서 조리한 후 장시간 둔 음식은 다시 데워도 식중독에 걸릴 수 있다.
◆어패류는 비브리오균 유의
비브리오균에 의한 식중독은 세균의 종류에 따라 장염 비브리오 식중독 과 비브리오 패혈증으로 구분된다. 장염 비브리오 식중독은 비브리오 파라헤모리티쿠스에 의한 감염증으로 일본에서는 여름철 식중독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흔하다. 이 균은 바닷물 속에 살고 있으며 겨울철에는 바다 밑바닥에 있다가 여름이 되면 떠올라 어패류를 오염시킨다. 주로 오염된 어패류나 가자미, 문어, 오징어 등을 날로 먹거나 덜 익혀 먹었다가 감염된다. 보통 12~24시간이 지나면 복부 경련과 설사를 하고, 구역질과 구토, 두통, 발열 등을 동반한다.
1주일 이내에 자연 치유되기 때문에 특별한 치료는 필요없지만 심하면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한다. 어패류를 날로 먹지 않고, 60℃에서 15분 이상, 80℃에서 7, 8분 이상 요리해야 안전하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비브리오 불니피쿠스에 의한 감염으로서 주로 6~9월 해안지역에 사는 40, 50대에게 자주 발생한다. 간질환, 알코올중독, 당뇨병, 만성신부전증 등 면역력이 약한 사람이 어패류를 날로 먹거나 세균에 오염된 바닷물에 피부의 상처가 노출된 경우에 걸릴 수 있다.
평균 하루이틀의 짧은 잠복기를 거쳐 상처감염증이나 원발성 패혈증을 유발하며, 오한, 발열 등의 전신증상과 설사, 복통, 구토, 다리 통증을 동반한다. 다양한 피부병변이 생기는 점도 특징이다. 사망률 40~50%나 되기 때문에 신속한 치료가 필요하다.
장병익 영남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아무리 좋은 냉장고라도 식품을 너무 많이 보관하면 냉장 효율을 떨어뜨려 세균의 번식 장소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도움말 장병익 영남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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