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엔 신공항 활주로에 고추 말리게 될 것, 현재는 김해공항 확장안이 신의 한수!"
영남권 사람들에겐 머리에 뚜껑 열릴 얘기다. 영남권 신공항을 염원하는 1천300만 시'도민에게 염장을 지르는 노골적인 도발이자, 비아냥이다.
5년 전 수도권 언론들은 영남권 신공항에 대해 '경제성 부족'을 들어, 기사와 사설에서 영남권 신공항을 백지화시킨 이명박 정부의 결정을 거들었다. '경제성이 부족하다'는 논리도 참 궁색했다.
지난 달, 수도권 언론에서는 박근혜 정부의 '김해공항 확장' 결정을 편들며 제3의 대안이 오히려 '신의 한수'라는 논조의 사설까지 나왔다.
◆수도권 언론의 영남권 신공항 보도 행태
5년 전, 조선일보를 비롯한 중앙지들은 경제성 논리로 영남권 지역민의 염원을 외면했다. 당시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지방공항 적자 논리'를 폈다. "지방공항 14곳 가운데 김포'김해'제주공항 3곳을 제외하면 모두 적자다. 이런데도 새 국제공항을 자기 동네로 끌어들이겠다고 나서는 이유는 건립 비용을 모두 중앙정부가 부담하는 데다 공항 운영이 적자가 나도 지자체가 빚을 부담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라고 썼다.
중앙일보는 지난 대선 당시 박근혜'문재인 후보에게 '영남권 신공항, 함부로 공약말라'는 사설로 영남권 지역민의 염원은 깡끄리 무시한 논조의 글을 올렸다.
다른 중앙지들 역시 사설에서 영남권 신공항 백지화 결정 이후 '지방공항의 적자 현황'을 언급하며, 굳이 지방에 허브 공항을 건설할 필요가 없다는 논조를 폈다.
그후 5년이 지난 지금, 수도권 언론은 또다시 '김해공한 확장안'이 잘한 결정이라고 정부편을 들었다.
중앙일보 6월22일자 사설을 통해 "경남 밀양이냐 부산 가덕도냐를 놓고 빚어졌던 망국적 지역 갈등을 생각하면 신의 한 수 같은 결론이다."고 했다. 또 사설 말미에는 "영남권 허브 공항은 김해공항을 확장한 다음에 신중하게 따져봐도 늦지 않다."고 마무리를 했다.
동아일보는 지난달 22일자에서 '김해공항 확장으로 되돌아간 영남권 신공항, 합리적 결정'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내보냈다. 이 사설에서는 "김해공항 리모델링을 분명한 대안으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완전 백지화가 아니다. 국토부도 단순한 김해공항 확장이 아니라 '김해 신공항'이라고 표현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같은 달 22일자 조선일보 1면에는 '최대 6조 원 아낀 제3의 항로'라는 제하의 기사를 내 보냈다. 다른 중앙지들 역시 영남권 시'도민의 간절한 염원을 담아낸 기사는 보이지 않았다.
이처럼 정부의 영남권 신공항 결정에 대한 수도권 언론의 보도 행태를 보면, "촌구석에 웬 허브 공항이냐. 부산과 대구'경북'울산'경남으로 죽기 살기로 싸우더니, 차라리 잘 됐다."는 냉소적인 논조가 깔려있다.
◆영남권 신공항, 제2의 관문공항 될 자격 있다
영남권 신공항은 지역 균형발전에 필수요소다. 단순히 해외 출입 인구보다 물류이동 등 경제적 측면에서 더 절실하다. 영남권에 관문공항이 없다보니 대기업이 수도권으로 빠져나가는 주 원인 중 하나이기도 하다.
영남권의 산업과 경제규모로 보면 제2 관문 공항의 경제성은 차고 넘친다. 구미 전자, 포항 철강, 창원 기계, 울산 석유화학 등 근대화의 주축이 된 산업도시들이 밀집된 영남권은 항공 수출입 물동량도 적지않다. 이러한 영남권에 관문공항이 있다면 각종 수출입 물류비용 및 교통비, 시간을 대폭 절감할 수 있다. 영남권의 국제 경쟁력과, 지역 경제력 규모를 키우고 나아가 지역 균형발전에도 크게 기여할수 있다.
단순 이용객 측면에서도 신공항은 필요하다. 김해국제공항은 벌써 연간 1천만 명 이용객 시대를 열었다. 대구국제공항도 올해 200만 명이 이용객이 찾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2030년이 되면, 영남권 공항 이용객은 1천500만 명 시대를 열 것이라는 전문기관의 용역결과도 있다. 영남권 신공항이 건설되면, 한가하게 고추 말리고 있을 틈이나 있겠나. 덤으로 영남권 신공항은 포화 상태로 치닫고 있는 인천국제공항의 수요를 분산하는 효과도 가져올 수 있다.
이러한 이유에서도 영남권 신공항은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지방 공항과는 차원이 다른 제2의 관문공항(제1의 관문공항은 인천국제공항)이 될 자격이 충분하다. 독일에 비유하자면 베를린 공항(인천국제공항)과 프랑크푸르트 공항(영남권 신공항)이 상호 보완하며 공존하고 있지않는가.
대구'울산'경북'경남에 사는 1천만 명 시'도민들은 중국, 동남아를 여행할 때는 김해국제공항을 이용한다. 그러나 유럽이나 미국, 남미, 아프리카 등을 갈 때는 인천국제공항을 이용해야한다. 인천공항까지 가자면 시간이 반나절이나 소요되고, 때로는 하루 전날 수도권에 올라가서 숙박을 해야할 지경이다. 또한 리무진 버스, KTX, 택시 등 교통비용도 만만치 않다. 해외 경제인, 바이어들이 영남권을 찾을때도 똑 갖은 불편을 겪어야 한다.
수도권 언론들이 지방 입장에서 이러한 현실을 조금이라도 헤아린다면 어찌 1천만여 명이 이용할 제2의 관문공항을 '고추 말리는 공항'으로 비하해서는 안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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