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째 지방자치와 함께한 산 역사
경북에서 지역발전과 국가과제 척척
야전에서 단련한 정치인 기질 펼까?
김관용 경상북도지사의 이름이 대구경북 밖으로 거론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4'13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참패하고 나서이다. 보수가 기득권을 버리고 혁신해서 대한민국이 안정적 발전을 지속하도록 바라는 유권자들이 두 눈 시퍼렇게 뜨고 지켜보는데도 있는 대로 못된 성질을 다 부린 새누리당이 지난 총선에서 제2당으로 추락한 이후 멘탈붕괴에 빠진 집권여당을 진흙탕에서 끌어낼 비대위원장 후보 중 한 사람으로 중앙 정치판이 찾아낸 이름이다.
당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으로 김관용 도지사가 오르내리기 시작하다가 좀 잠잠해지더니 지난주는 중앙매거진과 지방 언론이 김관용 경북도지사를 대권 도전과 연관시켜 동시에 다뤘다.
전국 최다 발행 부수를 지닌 그 월간지는 경북 신도청에서 '김관용 인터뷰'를 갖고 "분권형 개헌이 되면 반(기문 유엔사무) 총장이 대통령을 맡고, 김 지사가 실무형 총리를 맡느냐"고 날 선 질문을 날리더니, 뒤이어 (같은 광역단체장인 남경필 경기도지사나 원희룡 제주도지사와는 달리) 차기 대권후보로 포함되지 않는 것에 대해서 섭섭하지 않느냐는 돌직구성 질문까지 보탰다.
중앙 정치판에서 비교적 인지도가 낮은 약점 아닌 약점을 파고든 질문에 대한 김 지사의 답변은 간단명료하고 당당했다. "저는 야전에서 살아왔으니까요."
그렇다고 중앙 정치 무대가 결코 넘을 수 없는 벽은 아니었음도 분명히 했다. 즉 국회로 갈 수도 있었지만, 남아있겠다고 했음을 직접 언급했다. 전국 최대 면적이지만, 수도권과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바람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상북도를 살리겠다는 취지를 한결같이 한 끝에 전국 최다 득표로 경상북도 민선 수장(首長)을 3번째 연임하고 있다. 21년 최장수 자치단체장(기초 3선, 광역 3선)으로서 지방자치의 역사와 운명을 같이하고 있는 김 지사는 광역도의 경영자답게 경상북도의 신역사를 쓰고 있다.
도청 이전 공약을 내건 지 10년 만에 아무런 말썽 없이 안동 예천으로 신도청을 안착시켰다. '한반도 허리경제권 진입'에 일단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높지 않되, 넓게 자리한 경북 신청사에 대해 일각에서는 '현대판 아방궁' 지적도 나오지만, 경상북도의 또 다른 개도(開道) 700년을 시작할 신청사를 한옥식으로 특색있게 지은 것은 과감한 결정이다. 이미 경북 신도청은 하루 2천~6천 명씩 밀려드는 관광객들로 인해 조만간 미래 유산으로 지정될 가능성까지 안고 있다.
김 지사는 광주 언론들이 제정한 목민자치대상을 수상(2014년, 상금 1억원, 김대중컨벤션 기부)했는가하면, 여태껏 정리되지 못한 줄도 모르고 살던 신라사대계를 무려 136명의 학자를 참여시켜 5년 만인 오는 9월쯤 완성한다. 발간되면, 전 세계 유수의 도서관에 영문판을 다 보내 신라 천 년을 세계 속으로 내보낸다.
그런 경북 신도청이 최근 인근 한옥을 빌려 꾸민 국제통상교류관을 폐쇄시켰다. 일각에서 호화사치가 아니냐는 지적에 서둘러 자진 폐쇄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전국에서 가장 많은 문화유산과 문화재(전국의 4분의 1), 그리고 무려 241개의 종가가 있고, 종손'종부들이 살아가고 있는 경북의 특성을 외국인이나 역외인들에게 제대로 전하려면 한옥형 국제통상교류관은 필요하지 않겠는가.
17개 광역시도 가운데 어느 곳에서 또 그렇게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김관용 도지사의 부인(김춘희 경북새살림회 회장)은 벌써 수년 전부터 여성 리더들과 함께 홍범연의, 사서삼경, 심경 등 동양고전을 공부하면서 여성 역할론과 정신문화에 대한 수련을 계속하고 있으며, 안동 삼베와 경주 누비 등과 같은 지역문화유산의 보존에도 남다른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총선 이후, 예봉이 꺾이고 구심점이 흔들리는 지역 정치판에 노련한 김관용 도지사는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 향후 1년이 기대된다.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이철우 "안보·입법·행정 모두 경험한 유일 후보…감동 서사로 기적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