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愛함께누리다] ⑧교육공동체가 함께하는 대구 인성교육

입력 2016-07-10 15:48:50

"반듯한 아이로 함께 키워요"

온종일 내리쬐던 해도 지쳐 붉게 물들어가면 어김없이 엄마가 부르는 소리가 들려오던 시절이 있었다. 대단한 장난감도 없는데 땅에 줄을 그어놓고 놀 수 있던 골목길이 있어서 행복했던 시절이었다. 같은 골목을 공유하던 그 시절에는 이웃집이 바로 우리 집의 확장이었다. 형이 없는 집은 이웃집 형이 바로 우리 형이었고, 급한 일이 있어 부모님이 시골로 잠시 내려갈 때면 아무렇지도 않게 이웃집에서 밥을 같이 먹고 잠을 자도 되던 그런 시절이었다. 그때를 알지 못하는 우리 아이들에게 교육공동체를 통해 공동체 속의 삶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이에 대구시교육청은 인성교육을 위한 교육공동체를 우리 아이들에게 제공하고자 한다.

◆공동체와 단절된 현대사회

최근 '가정폭력', '아동학대' 등 참 무서운 말들이 신문을 도배하고 있다. 그만큼 우리 아이들은 학교폭력뿐만 아니라 가정폭력, 아동학대, 자살 충동 등 무서운 말들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건 비단 우리 아이들만의 잘못은 아닐 것이다. 가족, 친척 등 그 아이 주변 모두의 무관심에서 비롯된 일일 것이다.

골목길을 중심으로 마을공동체가 형성되었던 과거에는 아이가 학교를 마치고 집에 와도 혼자가 아니라 '공동체가 어우러진', '함께였던' 시절이었다. 그 시절에는 가정폭력과 아동학대라는 용어가 사용될 수 없었다. 우리 이웃들이 그렇게 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부모님이 큰 소리로 싸움해도 잠옷차림으로 달려나온 이웃집 아저씨, 아줌마가 와서 말렸다. 아이를 크게 혼내거나 맞을 때도 잘못했다고 빌라 하며 얼른 자기 집으로 아이를 피신시키고 아이 부모를 달래던 그런 공동체가 있었던 것이다.

이제 그런 골목길이 점차 사라지고 그 골목길이 있던 자리에는 아파트와 건물들이 들어서게 됐다. 그러면서 우리 이웃집도 하나 둘 문을 굳게 닫아버리고 말았다. 이제 이웃집에서 폭력이 일어나도, 학대가 일어나도 자기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며 굳게 닫힌 현관문은 열리지 않는 그런 시대가 된 것이다. 무슨 큰일이 벌어질 수도 없도록 숟가락 개수까지도 아는 그 이웃집이 있어서 다시 평온을 찾게 되었던 시절, 서로 부족을 채워주던 그런 이웃집과의 교류가 있던 시절이 끊어진 것이다. 그렇게 공동체가 끊어진 시대를 우리 아이들이 살아가고 있다.

◆학교'가정'지역사회 모두가 교육공동체

대구광역시교육청에서는 골목길을 끼고 살던 이웃집과의 교류를 아파트에 파묻힌 아이들에게 전해주고자 한다. 개인의 삶은 커지고 공동체의 삶이 작아지고 있는 우리 아이들에게 인성교육을 위한 교육공동체를 실현하고자 하는 것이다.

예전 마을 공동체는 사람 간 네트워크가 촘촘한 사회였다. 즉 한 사람이 큰 상처를 받아도 한 마을이 그 상처를 보듬어서 상처가 아물 때까지 품어줄 수 있었다. 이제 우리 아이들에게 그런 마을 공동체를 제공하고자 한다.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 온 마을이 나선다'는 아프리카의 속담처럼 이제 우리는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 학교와 가정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모두가 교육공동체를 꾸려 우리 아이들에게 '함께'라는 의미를 찾아주고자 한다.

교육청에서는 지역사회와 연계'협력을 통하여 교육 취약계층 및 방과후 나 홀로 학생들의 안전과 돌봄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교육기부 참여를 통한 '나눔과 배려의 문화 확산' 및 '창의'인성을 갖춘 미래 인재 육성'에도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학교 단위의 '우리마을교육공동체'를 지속적으로 구축하고 있고, 하교 후 안전과 돌봄을 위한 교육네트워크를 운영한다. 이 밖에 학교와 지역사회 협약기관, 재능기부자들과 협의회를 통해 실질적으로 우리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공동체를 구축하고 있다.

해당 지방자치단체와 연계한 공동체도 주목할 만하다. 구청 단위의 '우리마을교육공동체' 사업이 대표적인 예다. 동주민센터, 지역아동센터, 종합사회복지관, 도서관, 청소년수련시설, 기타 지역사회기관 등을 중심으로 학교와 협약을 체결하고 이들이 학교 현장을 지원하는 것이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우리마을교육공동체'는 학교를 중심으로 인근 지역사회 관계 기관 등과 친밀하고 청렴한 교육협력 체제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아이들의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 조성, 인성 함양 프로그램 확충, 개인이 누릴 행복한 삶의 기틀 마련 등에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공동체를 통한 인성교육

교육청이 추진하는 교육공동체의 목표는 학생들의 인성교육이다. 아이들에게 공동체를 느끼게 해줌으로써 올바른 가치관을 확립하게 하고 감사와 고마움을 느끼고 이를 표현하는 태도,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도록 교육하고자 한다. 이는 인문교육을 통한 사고력 자존감 형성교육, 실천 중심의 인성교육으로 볼 수 있다. 또 문화예술 활동을 통한 건강한 관계형성교육을 지향함으로써 우리 아이들에게 '함께'하는 것을 느끼고 더불어 살아가게 해주고 싶은 마음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 밖에 올해부터는 따뜻한 삶을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하지만, 실천은 잘 안 되는 3가지 과제를 선정하여 지자체와 함께 인성교육 실천 3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3가지 과제는 '미소 친절 운동', '내가 먼저 양보하기 운동', '사랑 나눔 운동'이다. 3운동을 중심으로 앞으로 3년간 지속적으로 범시민 실천운동을 전개해 학생, 시민들에게 생활화, 습관화시켜 따뜻한 대구를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 교육청은 학교에서부터 가정, 이웃으로 확산해 나가고, 시청은 시민부터 교육하여 가정으로 미치도록 하여 단단한 협력체를 만들어 양방향으로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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