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사 부도암의 홍매법문/상희구 지음/오성문화 펴냄
경상도 방언 시집 10권 발간을 목표로 시 쓰기에 매진하고 있는 상희구 시인이 6번째 시집을 펴냈다. 이제 반환점을 돌아선 셈이다.
6번째 시집은 모두 3부로 구성돼 있다. 1'2부는 대구와 달성의 사찰, 재실, 서원, 문중 이야기를 담고 있다. 팔공산과 비슬산을 중심으로 곳곳 사찰에 얽혀 있는 역사와 설화들을 경상도 방언으로 풀어낸다. 저자는 치밀한 자료 수집 및 답사를 통한 시 쓰기 작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표제작 '동화사 부도암의 홍매법문'은 여러 번 팔공산 동화사로 오른 끝에 운명적으로 마주한 붉은 홍매를 저자가 놓치지 않고 시로 구현한 것이다.
유가의 선비정신 구현에 힘써 온 대구와 달성의 재실, 서원, 정효각 등의 가치도 되새겨본다.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있어 가능했던 일들이 많다. 대구 최초의 사설도서관 격이었고 '만권당'으로 불린 남평 문씨 문중 광거당, 조선 세종 때 지금의 대구 달성공원 땅을 국가에 헌납해 우리나라 기부문화의 효시가 된 달성 서씨 문중의 구계 서침 선생, 생계가 어려운 이웃을 도운 대구 둔산동 경주 최씨 문중 최홍원 선생의 백불고택 등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1'2부 모두 59편.
3부는 5번째 시집 '개살이 똑똑 듣는다'에서 이어지는 '경상도 사투리의 속살 2'다. '비사났다' '말 탄 장개 얼매나 가까바' '초라이, 초라이, 불초라이, 당산 불초라이' 등 원래 뜻이 무엇인지 궁금증을 자아내는 경상도 방언들을 배치한 시 41편으로 구성됐다. 저자는 이번 시집까지 포함해 모두 600편의 시를 통해 경상도 방언 5천여 어휘를 새롭게 발굴했다. 국내 방언학계가 특히 주목하고 있는 부분이다.
이번 시집도 앞서 5권의 시집과 마찬가지로 책을 인문지리서로도 읽게 만드는 풍부한 내용의 각주들로 채워져 있다. 시집 해설에서 문무학 시인은 "인문학적 상상력과 고향에 대한 애정은 따를 사람이 없다"며 "상희구 시인은 역사를 이룬 정신을 찾고, 그 정신을 담았던 사투리를 시의 미학으로 구축하고자 한다"고 평가했다. 301쪽, 1만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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