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 회룡포 모래가 사라졌다…풀 자라 육지화 가속

입력 2016-07-06 20:10:44

"내성천 둑·영주댐 건설 영향, 유속 느리고 모래 공급 부족"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16호이며 대표적 물돌이 마을인 '예천 회룡포'가 보기 흉하게 변하고 있다.

6일 문화재청과 대구환경운동연합 등에 따르면 몇 년 전부터 예천 회룡포 주변의 백사장에 녹지가 급격하게 늘어나는 육지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회룡포를 감싸는 내성천은 수심이 얕은 모래 하천으로, 이전까지는 모래톱에서 식물이 거의 자라지 않았다.

육지화 현상은 회룡포에서 약 15㎞ 떨어진 명승 제19호 '예천 선몽대' 일원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학계 전문가들은 내성천 육지화 현상의 원인을 유속이 느려지고 하천에 유입되는 모래량이 감소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문화재위원회 천연기념물분과 위원장인 김학범 한경대 교수는 "내성천에 건설된 많은 둑과 완공을 앞둔 영주댐 건설 공사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며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재현 인제대 교수는 "모래하천의 모래는 고정돼 있지 않고 지속해서 움직이는데 모래가 빠르게 순환하지 못하면 육지화가 나타난다"면서 "최근 회룡포의 사진을 보면 모래 공급량이 상당히 부족한 것 같다"고 했다.

예천 회룡포는 전형적인 감입곡류(골짜기를 따라 굽이 도는 물) 지형이 나타나는 곳으로 맑은 물과 백사장, 강에 둘러싸인 평지에 조성된 마을과 농경지, 강 바깥쪽의 산악 지형이 어우러진 곳이다. 선몽대 일원은 퇴계 이황의 종손인 우암 이열도가 1563년 창건한 정자인 선몽대와 소나무 숲, 내성천과 십리에 걸쳐 펼쳐져 있다는 백사장이 모두 명승에 포함된다.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중요민속문화재인 영주 무섬마을은 회룡포와 선몽대보다 상류에 있는데, 주민들이 트랙터로 땅을 갈아엎어 풀이 자라는 것을 막고 있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문화재청 한 관계자는 "내성천에서 문화재 구역은 극히 일부로 지금 당장 조치를 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자연환경은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바뀔 수 있는 만큼 유관기관과 협조해 면밀히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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