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들 밤낮 감시하지만 새벽시간 틈타 몰래 따가…市 "예산 모자라 관리 못해"
'마약 양귀비 꽃길 조성'(본지 6월 21일 자 8면'24일 자 10면'27일 자 11면'29일 자 14면)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안동시가 이번에는 '대마'(삼) 관리 대책 부재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해마다 대마 수확 철이면 대마 절도가 이어지고 있지만 이렇다 할 방지책을 내놓지 못하는 것이다.
양귀비가 아편 등 향정신성의약품(마약)의 원료로 사용되는 것처럼 마약성분을 함유하지 않은 '청마'와 달리 안동에서 재배되는 '대마'는 마약류로 관리되고 있는 '대마초' 원료가 되는 식물이다.
이 때문에 안동포의 원료로 재배되는 대마는 재배에서부터 수확까지 대마 잎 등 대마초 원료가 되는 부산물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안동 서후면과 임하면 일대 14농가에서 1.47㏊ 규모로 대마를 재배하고 있다. 특히 안동은 1970년대 110㏊의 대마를 재배할 정도로 수십 년 동안 대마의 주산지로 자리매김해 왔다.
안동시는 마약류 식물인 대마 재배자를 선정하면서부터 건강검진 결과 등 엄격한 심사를 거쳐 허가하고 있지만 재배과정에서는 관리에 손을 놓고 있다. 농민들이 일반 농작물처럼 대마를 재배하도록 그대로 방치하고 있는 것.
대마 재배지는 3월 파종 후 6, 7월 수확 철까지 대마 밭에 대한 외부인 출입 통제 등이 이뤄져야 하지만 어떤 조치도 없이 개방돼 누구든지 마음만 먹으면 손쉽게 잎을 가져갈 수 있다.
이 때문에 해마다 대마 재배 철이면 대마초 원료인 대마 잎이나 꼬투리(씨앗 주머니)를 무단으로 채취한 흔적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 5월 23일 안동 임하면 금소리 한 대마 재배지에서 200본 이상의 대마줄기가 잘린 채 발견됐지만 범인은 지금까지 잡히지 않고 있다. 지난해에도 대마 재배지에서 잎을 따던 남성이 주민들에게 붙잡혀 경찰에 넘겨지기도 했다.
해마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서 합법적인 대마 재배지역이 대마 유통의 시발점이 되고 있다. 대마 흡연자들 사이에선 "새벽에 비닐봉지를 들고 가 한 번 훑으면 3, 4명이 1년간 양껏 피울 만큼 대마 잎을 구할 수 있다"는 말까지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
절도가 이어지자 농민들이 밤낮으로 순찰을 하고 있다. 그러나 새벽 시간을 틈탄 도둑들에겐 속수무책이다. 농민들은 재배지에 CCTV와 펜스를 설치하는 등 관계 당국의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지만 시는 예산 등의 문제로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심지어 재배농가들도 수확 후 훑어 낸 대마 잎을 행정기관 담당자들이 보는 앞에서 소각처리해야 하지만, 임의로 소각하거나 이마저도 번거롭게 여겨 퇴비로 사용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안동시 관계자는 "재배지가 여러 곳으로 나뉘어 있는데 반해 인력과 예산은 부족해서 집중관리 할 수 있는 상황이 되지 않는다"며 "올해는 임하면 금소리에 CCTV 4대를 설치했고 담당자들이 주말도 반납한 채 관리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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