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만2천표차 신승 쿠친스키, 침체한 페루 경제 되살릴까

입력 2016-06-10 18:50:42

지난 5일 치러진 페루 대선에서 페드로 파블로 쿠친스키 '변화를 위한 페루인 당' 후보가 박빙이지만 승리한 것은 침체한 경제를 살리라는 페루 국민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

이번 페루 대선은 '성장과 분배'로 대표되는 좌우 이념 대결의 장이라기보다 2010년 8.8%를 정점으로 계속 감소세에 있는 페루의 경제를 되살릴 적임자를 뽑는 선거였다.

결선투표에 올라 대권을 거머쥔 쿠친스키와 초박빙 경합을 벌인 게이코 후지모리 민중권력당 후보 모두 중도 우파 성향의 친(親) 시장주의를 지향하는 정치인이라는 점은 이를 잘 보여준다.

페루는 이미 결선투표에 앞서 1차 투표를 통해 최근 중남미에서 경제난과 부패 스캔들 등에 실망한 국민의 심판으로 좌파 정권이 퇴조하는 큰 흐름에 동참한 것이다.

페루의 절반 이상 국민은 결선투표에서 과거의 독재 악몽이 어른거리는 후지모리보다는 세계은행 경제학자 출신으로 월가 임원 등을 역임한 '경제통' 쿠친스키의 전문성과 행정 경험을 선택했다.

페루 경제의 침체 속에 페루 중앙은행 총재와 재무장관, 총리 등 경제 분야를 두루 역임한 행정 경험과 오랜 공직 생활에도 부패 혐의에 연루되지 않은 쿠친스키의 청렴성이 지지자들로부터 평가를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쿠친스키는 1차 선거에서 후지모리에게 20% 가까이 뒤졌지만, 경제를 살리기 위해 투자자에게 세제혜택을 주겠다고 약속하면서 호응을 얻었다.

아울러 취임 첫해 적자재정을 감수하면서 대규모 사회기반 시설에 투자하겠다고 강조하면서 지지세를 넓혔다.

그러나 쿠친스키는 후지모리를 지지한 절반에 가까운 국민을 아우르고 의회와 협력을 통해 국정을 운영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50.12%의 득표율을 보인 쿠친스키는 49.88%를 얻은 후지모리를 0.24%포인트 차이로 누르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표차로는 4만1천438표에 불과하므로 실정을 펼쳤다가는 급속하게 민심이 돌아설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입법부와도 유기적인 협력도 필요하다. 쿠친스키가 소속된 변화를 위한 페루인당은 전체 의석 130석 중 18석에 그치지만 후지모리가 대표로 있는 민중권력당은 73석에 달해 쿠친스키는 야당과의 '협치'가 불가피하다.

다만 민중권력당이 중도 우파로 정치'경제적 성향이 비슷하다는 점에서 경기 활성화 등의 정책을 추진하면서 정치적 반대에 직면할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남미 역대 최고령 대통령이라 자칫 무리하게 국정운영을 하다가는 건강상의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일각서 제기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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