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42곳·경북 62곳 '납 트랙'…기준치 36배 넘기도

입력 2016-06-09 19:46:51

납 성분 기준치 초과 검가 대구 52%·경북 65.2% 검출

대구와 경북 지역 학교들의 우레탄 트랙 유해성 중간 검사 결과. 경북도
대구와 경북 지역 학교들의 우레탄 트랙 유해성 중간 검사 결과. 경북도'대구시교육청 제공

유해물질로 범벅된 학교 운동장이 학생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우레탄 트랙은 교육부가 과거 흙먼지가 날리지 않는다며 전국 각 학교에 설치했다. 하지만 유해성 논란이 일자 최근에야 교육부와 문화체육관광부 등이 뒤늦게 유해성 점검에 나선 상태다.

우레탄 트랙 유해 논란은 지난 3월 환경부가 수도권 일부 학교를 대상으로 실시한 '학교 운동장 우레탄 트랙 중금속 실태조사' 가 발단이다. 조사에서 기준치 이상의 납 성분이 나오자 최근 전국 시도교육청을 대상으로 운동장 우레탄 트랙에 대한 전수조사를 요구했다.

대구시교육청이 8일 발표한 '학교 우레탄 트랙 중간 검사' 결과 조사 대상 학교의 절반 이상에서 납 성분이 기준치 이상으로 나타났다. 대구에서 우레탄 트랙이 깔린 학교는 모두 161곳이다. 이 중 조사 대상인 학교는 한국산업표준(KS)이 적용되기 전인 2014년까지 설치된 학교 134곳이다. 8일을 기준으로 검사를 완료한 학교는 78곳(초 45, 중 13, 고 17, 특수 3개)이며, 이 가운데 42개(초 22, 중 9, 고 10, 특수 1) 학교에서 납이 한국산업표준(KS) 기준치(90㎎/㎏)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사 대상 학교의 53%가 납성분 기준치를 초과한 결과다. 특히 동구에 있는 한 초등학교의 경우 기준치보다 36.6배 상당의 납이 검출됐다.

경북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경상북도교육청의 중간 검사 결과에 따르면 우레탄 트랙을 설치한 161개(초 86, 중 25, 고 49, 특수 1) 학교 중 검사를 완료한 학교 95곳 중 62개(초 37, 중 6, 고 18, 특수 1) 학교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납이 검출됐다. 중간 검사 결과가 나온 학교의 약 65.2%가 납 성분 기준치를 초과했다.

김희수(포항) 경북도의원은 "지난 2013년 유해성 문제로 인조잔디를 걷어냈을 때 우레탄 트랙의 유해성도 당연히 함께 점검했어야 했다. 이제 와서 이를 점검한다는 건 안일한 교육행정의 단면을 보여준다"며 "인조잔디와 우레탄 트랙에 대한 안전관리 실태 점검과 함께 시설 사용 금지 등 우선적인 안전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했다.

중금속 기준 초과 학교 운동장의 최종 검사 결과는 이달 말쯤 나올 예정이다. 전체 조사가 마무리되면 기준치를 초과한 우레탄 트랙이 깔린 학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한편 우레탄 트랙이 문제가 되면서 인조잔디 운동장의 유해성에 대한 학부모, 학생들의 불안감도 높아지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14년 인조잔디가 있는 전국 학교들을 전수조사한 결과 일부 학교에서 중금속 등 유해물질이 기준치를 초과했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대구에 인조잔디가 설치된 학교는 각각 86곳에 이른다. 이 중 9곳의 인조잔디에서 중금속, 휘발성유기화합물 등이 발견됐고 대구시교육청은 지난해 개보수를 완료했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앞으로 신설되는 모든 초등학교 운동장은 인조잔디 대신 흙 운동장으로 조성할 계획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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