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al<보석 오팔>→Offal<내장>…명소 안내판 오타투성이

입력 2016-06-07 20:08:18

March→marth·scholar→schlar…확인 소홀 '관광 대구' 이미지 흐려

7일 대구 중구 주얼리타운 도로 바닥에 설치된 보석 안내판에
7일 대구 중구 주얼리타운 도로 바닥에 설치된 보석 안내판에 'Offal'로 적혀있다. 맞는 표기는 'opal'이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대구 중구 교동 주얼리 골목을 거닐던 김모(35) 씨는 바닥에 설치된 조형물에 쓰인 'Offal'(내장)이라는 단어를 보고 눈을 의심했다. 10월 탄생석을 소개하는 조형물에 보석 오팔(opal)의 철자가 'Offal'로 잘못 새겨져 있던 것. 김 씨는 "철자가 틀린 영어 단어를 외국인이 본다면 틀림없이 비웃을 것"이라며 "오타는 조금만 신경 쓰면 피할 수 있는 일인데 세심함이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

대구 중구 주요 관광지 안내판 등에 오타가 적잖아 '관광 대구' 이미지를 흐리고 있다.

중구 내 주요 관광지는 근대골목 5개 코스와 김광석길 등으로 지난해 관광객 114만5천여 명이 방문했다. 이 가운데 외국인 관광객은 2천600여 명에 달했다.

그러나 중구 곳곳에 설치된 안내판이나 조형물에는 정체불명의 영어나 한글 맞춤법에 어긋난 문구가 넘쳐난다. 교동 주얼리 특구 설치물에는 'opal'(보석 오팔)이 'Offal'(내장)로 표기돼 있고, 약령문 관광안내소 인근 안내판에는 'March'(3월)가 'marth'로, 'auditorium'(강당)이 'auditorim'으로 잘못 적혀 있다. 대구향교 내 안내판에는 'scholar'(학자)가 'schlar'로 적혀 있다.

한글 맞춤법이 틀린 안내판도 어렵지 않게 발견된다. 중앙시네마 옆 진골목투어 안내판에는 '모른 체'가 '모른 채'로, '치른'이 '치룬' 등으로 잘못 표기돼 있다. 심지어 신천둔치 부근 중구 명소안내판에는 2'28기념중앙공원이 국채보상운동공원으로 잘못 적혀 있기도 했다.

주민 박모(32) 씨는 "지난해 중구청 관광홍보물에 오타가 많다는 지적을 받고도 또다시 벌어진 일"이라며 "안내판을 설치만 해놓고 관리는 '나 몰라라' 하니 이런 일이 거듭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관광서포터스로 활동한 한 대학생은 "안내판과 조형물을 일일이 관리하기 어렵다면 시민들의 힘을 빌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며 "실제로 전남 곡성군은 최근 들어 주요 관광명소에 설치된 관광안내판의 표기 오류에 대한 신고를 받고 신고자에게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중구청 관계자는 "관광 안내판과 조형물 제작 과정에서 다소 실수가 있었다. 전반적으로 점검 조치할 수 있도록 관련 기관과 부서의 협조를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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