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행자 84% '중도 포기' 고민

입력 2016-06-03 19:19:17

불학연구소, 교육원 행자 대상 설문…강압적 분위기·체계적 교육 부재 지적

조계종 행자교육원에서 수계교육을 받은 행자 10명 중 8명이 중도 포기를 고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도 포기를 고민한 이유가 강압적인 분위기와 체계적인 교육의 부재로 꼽혀 행자 관리 및 교육 시스템의 대대적인 점검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조계종교육원 불학연구소가 지난 3월 수계교육을 받은 행자 8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행자 생활 실태 파악과 개선연구를 위한 설문'에 따르면 행자 교육 중에 퇴사를 고민한 행자 수는 67명으로 84%에 달했다. 중도 포기를 고려한 67명의 행자 중 57%인 38명이 '강압적 분위기'를 퇴사 이유로 꼽았으며, 23명이 '교육 시스템 부재', 18명이 '타 행자와의 마찰', 16명이 '과도한 운력(노동)'을 들었다. 특히 여(女)행자의 경우 강압적 분위기에 퇴사의 유혹을 느꼈다는 비율이 95%를 차지했다.

불학연구소는 "사회 전반은 민주화되고 평등화되어가는 분위기이지만 사찰 내부에서는 여전히 수직적 위계에 따라 관리와 지도가 이뤄지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행자 관리와 교육 시스템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교육원 관계자는 "이번 설문조사를 토대로 행자 관리 및 교육 시스템 개선 방안을 논의하는 등 장기적인 관점에서 해결책을 모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종단 등록 행자 수는 252명으로 전년보다 31명이 줄었고, 지난해 행자 교육 중 퇴사자는 53명으로 전년보다 23명 늘었다. 또 최근 5년간 행자 퇴사율은 26%에 달했다. 조계종의 경우 출가자는 6개월간 기초교육을 받고 수계교육에 입문해 2, 3주간 과정을 마친 후 사미(남성)'사미니(여성)계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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