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대학 대관음사 회주 우학 스님
※14일(토)은 불기 2560년 '부처님 오신 날'이다. 올 봉축표어는 '자비로운 마음, 풍요로운 세상'이다. 이기적인 사회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자신을 성찰하고 이기심을 내려놓고 상대방의 입장을 마음으로 받아들여 공감하고 소통하는 가운데 풍요로운 공동체를 만들어 가자는 뜻이다. 현실이 어렵고 힘들더라도 이타심과 소통을 통해 나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함께 풍요로운 공동체를 만들어 나가자는 서원이 담겨 있다.
◆한국불교대학 대관음사 회주 우학 스님
국내 최대 포교 도량으로 손꼽히는 한국불교대학 대관음사 회주 우학 스님이 지난 2월 22일 3년간의 무문관(경주 감포읍) 수행 정진을 마치고 회향했다. 2013년 5월 24일 무문관 문을 걸어 잠그고 후 수행을 시작한 지 1천5일 만이다. 우학 스님은 회향할 당시에 비해 얼굴도 검게 그을렸고 몸무게도 느는 등 건강해 보였으나 체력적으로 다소 힘들어하는 듯 보였다.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우학 스님을 만났다.
"부처님의 자비와 광명이 온 누리에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우학 스님은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이날은 나의 생일이라 생각하고 기쁜 맘으로 내 일처럼 행복했으면 한다"며 "우리를 위해 기꺼이 오신 부처님을 내 생일 챙기듯 해야 한다"고 말했다. 생활이 힘들어 고달파하는 이에게는 "세상은 굴곡이 있다. 이 시기를 지나면 괜찮아질 것이다. 이런 때일수록 내면을 닦는 명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학 스님은 이어 "모두가 평화롭고 행복한 삶을 위해 불자들은 부처님께서 이 땅에 오신 뜻을 잘 되새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1000일 수행 후 건강은 어떤가?
▶수행 후유증으로 힘이 좀 없고, 체력적으로 부치지만 생활하는 데는 괜찮다. 체력이 회복되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것 같다. 수행 중 건강을 다스렸던 운동을 지금도 계속하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것이다.
- 무문관 1,000일 청정결사를 단행한 동기는?
▶깨달음에 대한 미련 때문이다. '참 자아'를 찾기 위해 수행자로서 청정을 통해 교단과 사회에 본보기를 보이기 위해 결심했다. 30년 수행과 포교에 대한 정리이고 앞날에 대한 새로운 정신적 에너지를 얻는 내면 불사이기도 하다. 유마경에 보면 '심청정(心淸淨) 국토청정(國土淸淨)'이란 말이 있는데, '곧 마음이 청정하면 온 세계가 깨끗해진다는 뜻'이다. 본래의 참모습인 청정 마음을 찾아 성불해야 한다. 처음 출가를 결심했을 때처럼 수행자들이 앞장서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제자로서 부처님을 닮기 위해 6년 고행까지는 하지 못하더라도 3년은 목숨을 걸자고 했다. 한국불교를 위해 자성을 충전하는 기회였다. 7년을 결심했으니 아직 4년이 더 남았다.
※무문관(無門關)이란 철저하게 폐쇄된 공간에서 외부와 접촉하지 않고 깨달음을 얻을 때까지 용맹정진하는 수행처를 말한다. 한 번 입방하면 외부에서 문이 열리지 않으면 결코 나올 수 없는 곳이다.
- 에피소드가 있다면?
▶외로웠다. 하루도 못 견디고 뛰쳐나가는 이도 있을 만큼 고독 그 자체다. 운동도 부족해 힘들다. 수행 중 지네에 물려 고통스러운 적이 있었다. 지네뿐만 아니라 개미, 뱀도 나타나곤 했다. 처음에는 지네를 잡아 하수구에 빠트리기도 했지만 나중에는 이것도 생명있는 미물이라고 생각해 놓아줬다. 해칠 마음이 없으면 그들도 괴롭히지 않았다.
- 수행 중 몸에는 이상 없었나?
▶수행 중 세 번 병마에 시달렸는데 모두 수행으로 극복했다. 첫 번째는 2013년 가을쯤에 알레르기가 심해 음식을 중단하고 물을 마시며 이겨냈다. 두 번째는 2014년 4월부터 11월까지 8개월 정도 위암으로 고생했는데, 나름의 식이요법과 수행으로 고쳤다. 상세한 내용은 수행일기 2권 '도고마성'에 잘 나와 있다. 세 번째는 2015년 발병한 허리디스크로 절도 못할 만큼 힘들었다. 나름의 고관절 운동으로 지금은 이처럼 건강하다.
- 감포도량에 있는 세계명상센터란?
▶명상과 힐링하는 곳으로 4년 전부터 준비해 왔는데, 이달 1일 완공했다. 산과 호수, 황톳길, 바다 등 천혜의 조건을 갖춘 곳이다. 이곳은 불자가 아니더라도 마음을 치유하고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그런 길을 찾는 분들이면 언제든지 와서 힐링할 수 있는 곳이다. 조만간 인근 해변에도 힐링 공간을 추가로 조성해 산과 바다를 아우르는 세계적 명상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 지난달 22일 개관한 갤러리 법당은 무엇하는 곳이냐?
▶옥불보전 3층에 있는 200평 규모의 갤러리 법당은 예술 작품을 전시하는 곳이다. 불자는 물론 일반 작가에게도 개방한다. 현재 도예가 이경옥의 개인전과 저의 선서화전이 열리고 있다. 선서화전 작품은 제가 무문관에서 1000일간 정진하면서 사경(寫經: 불교경전을 베껴 쓰는 일)을 하고 틈틈이 느끼고 깨달은 것을 작품화 한 것이다.
- 앞으로 계획은?
▶청년 문제를 해소할 방안으로 '선남선녀 모임'을 8일부터 시작했다. 매주 일요일 오후 500여 청춘남녀가 모여 법문도 듣고, 직업교육도 하고, 음악이나 댄스, 난타 등 동아리를 만들어 돌파구를 찾아보자는 것이다. 요즘 세대를 3포, 7포 세대라고 들었는데, 모이다 보면 일자리도 생기고 서로 눈이 맞으면 자연스럽게 결혼하는 커플도 나올 것이다. 그리고 계획한 수행 7년을 채울 것이다. 하안거가 시작되는 21일부터 들어가 2020년 2월에 끝이 난다. 이번에는 철저히 외부와 단절하고 수행한 1차와 달리 가벼운 수행이 될 것이다.
※무일 우학(無一 又學) 스님은 경주 출신으로 대학을 다니던 중 삶에 대한 의문을 가진 뒤 통도사에서 성파 스님을 은사로 출가했으며, 전국 제방서원과 강원에서 수행했다. 1992년 한국불교대학 전신인 영남불교대학을 설립했다. 200여 권의 수행서를 발간하는 등 대중불교의 대표적인 수행자다.
◆우학스님 무문관 수행 내용 담아…30분씩 쓴 일기, 7권으로 엮었다
우학 스님은 무문관 수행 중 틈틈이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6권의 책을 펴냈다. 책은 모두 7권이 나올 계획이며 지금까지 6권이 나왔다. 제1권은 '무문관 첫 백일 일기'로 수문견성(守門見性) 즉, 문을 잘 지키면 성품을 본다는 나름의 의지가 드러나 있는 저서이다. 복잡하고 혼탁한 세상살이에서 자기 문을 지키는 일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이것은 비단 스님뿐만 아니라 재가 신도들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스님은 이 글을 통해 모든 이들이 공감과 법열을 느끼기를 기대하고 있다.
제2권 '도고마성' 은 무문관 수행 중 위암을 극복하면서 깨달은 바를 설파한 것이다. 3권 '시절인연'은 무문관 안에서 이뤄지는 일거수일투족을 수백 편의 시로 표현한 것이다. 제4권은 스스로에게 말하는 형식을 빌려서 자신의 내면에 귀기울이며 살아가는 무문관 수행을 표현하고 있는데, 제목은 '회광반조'다. 제5권 '본래면목'으로 증도가를 빗댄 일기책이고, 제6권의 책 제목은 '불망초심'이다. 마지막 7권은 조만간 나올 예정이다.
우학 스님은 "무문관에서의 수행점검을 위해 매일 30분 정도 일기를 썼는데, 이 내용들이 무문관 수행을 알고자 하는 스님과 신도들에게 좋은 자료가 될 것 같아 책을 내게 됐다"고 말했다. 최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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