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조아린 새누리…국민 앞에서도, 뒤에서도 "반성과 쇄신"

입력 2016-04-26 19:48:41

혁신·변화 위한 결의문 채택

새누리당 대구지역 당선자들이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제20대 국회 당선자 워크숍에서 단체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누리당 대구지역 당선자들이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제20대 국회 당선자 워크숍에서 단체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총선에서 참패한 새누리당이 다시 국민 앞에 고개를 숙였다. 통렬한 반성을 통해 당이 거듭나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었지만 원내 제2당으로 주저앉은 원인 분석에서는 계파별 인식 차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사과'의 고개를 들자마자 총선 참패 책임공방으로 으르렁거렸다.

◆참회와 반성

26일 오전 국회 본관에서 열린 제20대 국회 새누리당 당선자 워크숍 분위기는 가라앉아 있었다. '축하연'이 되어야 할 자리는 '자아비판'으로 시작됐다. 국민의례를 마친 당선자들은 민심을 읽지 못하고 오만했던 총선 정국을 반성하는 의미로 국민에게 일제히 고개를 숙였다.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원유철 원내대표는 "당의 지도부로서 책임이 가장 큰 저부터 다시 한 번 진심을 담아 죄송하다는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고 말했다. 현역 최다선(8선)인 서청원 전 최고위원 역시 "지도부의 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반성하고 국민께 사죄드린다"고 몸을 낮췄다. 김무성 전 대표최고위원은 참석하지 않았다. 대구경북 당선자 중엔 지역구 행사 때문에 참석하지 못한 김상훈 의원을 제외한 20명(대구 7명, 경북 13명)이 자리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당선자 토론에서도 반성과 쇄신을 강조하는 목소리로 넘쳤다. 김용태 서울시당위원장은 "국민이 우리에게 내린 지침은 '오만을 반성하고 독주를 그만두고 상의하고 타협하라'였다"며 "새누리당의 좌표와 항로를 치우치지 말고 지역과 세대와 계층을 아울러 균형 있게 잡으라는 국민의 명령도 뼈에 새겨야 한다"고 했다.

대구경북 당선자 가운데 유일하게 발언에 나선 이완영 의원(고령성주칠곡)은 "지금은 청와대와 박근혜 대통령을 욕할 때가 아니라 잘 수습해서 어떻게 정권 재창출을 할 것이냐를 고민해야 한다. 대통령 탈당까지 언급하는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면 정권 재창출은 요원하다"며 단합을 강조했다.

비공개 토론이 끝난 뒤 당선자들은 총선 민심을 받들어 정치 혁신과 변화를 선도하겠다는 당선자 결의문을 채택했다.

◆원내대표 경선 가닥

원내대표 선출 논의서는 경선으로 가닥을 잡으며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했다.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은 내달 3일 선출되는 신임 원내대표가 중심이 돼 다시 머리를 맞대기로 결론지었다. 당초 계파 간 세(勢) 대결을 우려해 원내대표 추대론도 제기됐으나 워크숍에서는 특정인에 대한 추대는 어렵다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참석자들은 "경선을 실시해야 한다는 주장이 우세했다"고 전했다.

차기 원내사령탑 선출이 사실상 경선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당내 계파 간 '대표 선수' 가리기 물밑 경쟁 또한 치열해졌다. 일단 원내대표 후보로 친박계인 유기준(부산 서'동구)'홍문종(경기 의정부을) 의원이, 비박계에서는 김재경(경남 진주을)'김정훈(부산 남갑)'나경원(서울 동작을)의원 '정진석(충남 공주부여청양) 당선자 등이 자천타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중 어느 누구도 출사표를 던지지 않은 채 당내 여론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총선 패배에 대한 친박계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흐름은 비박계 쪽으로 흐르고 있으나 정권 안정을 위해 친박계가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반론도 감지되고 있다.

거세게 친박계를 몰아치고 있는 비박계에선 나경원 의원, 정진석 당선자 등이 유력한 후보로 꼽히고 있는 가운데, 대구경북 의원 중 과연 누가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로 뛸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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