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 미술문화도시 대구의 자긍심

입력 2016-04-26 18:39:06

근대 미술의 본고장인 대구는 서병오, 이상정, 서동진, 박명조, 이인성, 이쾌대 등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를 배출한 곳이다. 근현대사의 여러 굴곡 속에서도 개방성과 개성적 특성을 구축해 왔다는 점은 더욱 가치를 가지고 자긍심을 가질 만하다. 대구는 다른 지역과 다른 독특한 문화를 형성하였고 지금도 그 정체성을 지켜가기 위해 많은 지역 작가들이 노력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것을 바탕으로 문화적 가치를 높이는 것에 조금 더 노력을 기울인다면 미술문화도시로 우뚝 설 수 있으리라 본다.

하지만 대구는 이러한 좋은 기본조건을 갖추었음에도 불구하고 시민 상당수는 그 부분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는 듯하다. 이와 같은 상황이 만들어진 데는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우리 스스로 우리의 가치를 증명하고 확립하기 위한 노력을 얼마나 기울였는지 물어보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기회가 많은 수도권의 미술에 대한 막연한 동경과 지역 미술에 대한 자학적인 사고, 그리고 소통문화의 부족도 요인이 있다고 본다.

흔히들 대구를 '보수의 도시'라고 한다. 대구의 미술에 대해서도 이런 보수 성향이 강하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이는 전통을 중시하며 그 정체성을 지키고자 하는 노력이라고도 볼 수 있다. 대구의 미술역사가 자랑스럽고 그 뿌리가 굵고 튼튼한 만큼 이를 제대로 이어가고 발전시키려는 노력인 것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지역 미술인들의 역량을 우리 스스로 저평가하고 있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대구의 미술문화도시 이미지를 확고히 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지역에 거주하며 미술 활동을 할 수 있는 인적자원의 보호와 육성이다. 미술인들의 대구 이탈이 가속화된다면 기본적인 하드웨어를 구성하더라도 인적자원이 없어 다시 수도권에서 역수입하는 악순환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대구미술의 장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타 지역 및 해외 간 인적 네트워크 형성을 위한 전시와 행사를 많이 개최하여 대구 작가가 창작활동을 할 여건과 기회를 많이 제공하여야 한다. 이런 실천을 통하여 세계적인 작가가 대구에서 나올 수 있다는 믿음을 주어야 할 것이다.

또한 예술가를 지원하는 예술행정가, 예술기획자, 예술평론가, 예술사학 등의 전공자도 많이 양성하고 기회를 제공하여 창작활동과 더불어 입체적인 지원과 활력을 불러 일으켜 대구미술의 긍지를 높여야 할 것이다. 대구는 4년제 7개 미술대학에서 매년 수많은 순수미술 인재를 배출하고 있다. 그들이 지역에 뿌리를 두고 발전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자랑스러운 역사의 뿌리를 발판삼아 대구미술이 더욱더 튼튼한 나무로 성장시킬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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