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두 야당 주도권 잡기 사활
여야가 3당 체제가 된 20대 국회에서 첫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놓고 치열한 눈치 싸움을 하고 있다. 법안 처리의 최종 관문인 법사위 의사봉을 잡아야 국회 운영 주도권을 잡을 수 있어서다. 특히 여소야대 정국에서 직권상정 권한을 가진 국회의장 자리를 더불어민주당에 내줄 판인 새누리당은 법사위원장까지 야당에 넘길 수 없다며 법사위원장 쟁취에 사활을 걸고 있다.
3당은 모두 법사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는 논리를 제기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지난 국회에서 제2당인 더민주가 법사위를 가져갔으니 똑같은 논리를 적용해 법사위원장은 제2당이 된 새누리당의 몫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수당의 일방적 법안 처리를 견제하기 위해 야당이 법사위원장을 맡았던 만큼 이번에는 새누리당이 이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을 모두 야당에 맡길 경우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손잡고 여당이 반대하는 법안을 본회의에 밀어붙이는 최악의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반면 더민주는 "관례대로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회에서 법사위원장은 제1야당의 몫이며, 새누리당의 몸집이 줄었다고 해도 여전히 집권 여당이라는 것이다. 그 예로 16대 국회에서 당시 야당인 한나라당이 원내 1당일 때 지금 더민주와 같은 상황이었지만 법사위원장을 맡았던 점을 상기시키고 있다.
새누리당과 더민주 사이에서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국민의당 역시 법사위원장 자리를 노리고 있다. 국회직의 꽃인 국회의장과 운영위원장을 새누리당과 더민주가 가져가면 법사위원장 자리를 3당인 국민의당이 가져가야 한다는 논리다.
더민주든 새누리당이든 각 당은 한쪽에 국회의장을 밀어주고 법사위원장 자리를 챙기려는 숨은 계산도 엿보인다.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는 총선 직후 "총선에 나타난 민심을 따르는 게 순리"라며 더민주가 의장직을 맡는 데 힘을 실어주는 듯했으나 이후 말을 바꿔 "어느 당이 국회의장이 되는 게 좋겠다고 말한 적 없다"며 발을 뺐다.
과반 정당이 없는 20대 국회에서 국회의장직을 투표로 결정하면 38석을 확보한 국민의당 표심에 따라 의장직이 결정된다. 안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법사위원장을 포함한 상임위 배정 협상까지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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