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전기차 충전시설, 6∼8시간 완충, 월 5만원 선

입력 2016-04-18 20:26:24

대구 2020년까지 2천대 보급 목표…市, 지주식 설치비용 400만원 지원

대구 수성구 대우트럼프월드아파트 실내주차장에서 (주)파워큐브 관계자가 이동형 충전기를 사용한 충전을 시연하고 있다.
대구 수성구 대우트럼프월드아파트 실내주차장에서 (주)파워큐브 관계자가 이동형 충전기를 사용한 충전을 시연하고 있다.

지난 15일 대구 수성구 두산동 대우트럼프월드아파트 주차장. 이동형 충전기를 주차장벽 콘센트에 꽂은 후 쏘울 전기차에 연결해 충전하는 시연이 한창이었다. 콘센트 아래 녹색 패널에 충전기를 대자 '삑' 소리와 함께 충전을 시작한다는 안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지난달 이 아파트단지에 전기차 충전 설비를 설치한 ㈜파워큐브 관계자는 "이동형 충전기에는 고유번호와 '전파식별'(RFID) 태그가 붙어 있어 전기차 소유주가 아파트 공용전기를 몰래 쓸 수가 없다. 충전기 손잡이 안의 계량기를 통해 전기요금이 차량 소유자에 부과된다"고 했다.

◆전기차 보급, '홈(Home) 충전' 인프라가 관건

대구시가 올해 본격적으로 전기차 민간 보급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아파트 등 공동주택 거주자용 전기차 충전시설 확충이 전기차 보급 확대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18일 현재 대구에는 전기택시와 민간'공용 전기차 114대와 지난달 28일부터 자동차 대리점을 통해 구매접수를 받은 일반인용 전기승용차 152대(목표 197대) 등 모두 266대가 운행 중이거나 운행을 앞두고 있다. 시는 내년 236대 등 2020년까지 2천 대의 전기차를 대구지역에 보급한다는 목표다.

현재 시는 공동주택 거주자에게 지주식 충전기 설치비용(400만원)과 80만원 상당의 이동형 충전기를 지원하며 공동주택 충전 인프라 확충에 나서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시민 중 절반이 아파트, 다세대 주택 거주자이기 때문에 전기차 보급 대수를 늘리려면 공동주택용 충전시설 확충이 꼭 필요하다"며 "그러나 전기차 충전시설을 아파트에 설치하려면 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 동의가 필요한데, 전기를 훔쳐쓰는 행위를 우려하거나 전기차에 전용(충전 또는 주차) 공간을 내줄 수 없다는 등의 반대 의견이 아직 많은 편"이라고 했다.

전기차 시대가 시기상조라는 인식은 충전 인프라가 절대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달 말 시행을 앞둔 '환경친화적 자동차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에 따르면, 500면 이상 주차장이 있는 공공건물, 공공이용시설, 공동주택은 전기차 충전기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공동주택에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려면, 전기차 소유주가 편하게 충전할 수 있는 '홈(Home) 충전' 인프라가 꼭 필요하다"고 했다.

◆이동형 충전기, 민원 소지 없앤다

이런 상황에서 공동주택 등지에 이동형 충전기가 잇따라 설치되면 전기차 보급에 한몫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대구에선 환경부 지정업체인 ㈜파워큐브가 주차장에 콘센트가 이미 설치된 아파트들을 대상으로 이동형 충전기 사용이 가능한 전파식별 태그를 설치했다. 수성구의 대우트럼프월드아파트와 남구 봉덕동 삼성래미안아파트에 각각 105개와 50개다. 한 개 콘센트마다 2대씩 동시에 충전할 수 있다. 이동형 충전기는 본체에 계량기, 손잡이에 RFID 태그가 내장돼 있다.

파워큐브 서경종 영업부 이사는 "전기차는 일반 전기요금보다는 훨씬 싼 가격에 한국전력으로부터 전기를 공급받는다. 이동형 충전기를 사용하면 매일 6~8시간 전기차 완충에 전기요금(봄'가을 야간이용 기준 1㎾당 52.5원)이 5만원이 채 안 된다"고 했다. 경기도에 본사를 둔 이 업체는 5년 전부터 특허기술을 개발, 서울과 제주시에서 이동형 전기차 충전시스템을 보급하고 있다.

서 이사는 "지주식(고정식) 충전 설비를 아파트에 설치한 뒤 전기차 소유주가 이사를 가버리면 원상 복구나 유지 보수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는데 이동형 충전기는 이런 문제가 없다"고 했다.

전기차용 이동형 충전기를 분실 또는 도난당해도 문제가 없다. 신용카드처럼 분실신고를 하면 다른 사람이 쓸 수 없기 때문이다. 전기요금은 충전설비 관리업체가 한국전력으로부터 요금고지를 받아 개개인에 따로 청구하기 때문에 공동주택 주민들이 전기 도난을 걱정할 필요도 없다.

대구시 정재로 미래형자동차과장은 "올해 대구 도심에 완속 80기(충전시간 4~5시간), 급속 20기(30분 내외) 등 100기 충전기를 설치할 계획"이라며 "특히 대구 아파트단지를 대상으로 전기차 보급 및 홍보를 적극적으로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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