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극장 점유율 1위 업체인 CJ의 멀티플렉스 자회사 CJ CGV가 지난달 좌석 위치에 따라 관람료를 조정한 데 대해 관객들이 '사실상의 가격 인상'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CGV는 대구에서의 극장 점유율 역시 1위인데다, 다른 대체 극장에 대한 접근성도 비교적 좋지 않은 탓에 CJ의 '꼼수 인상'에 대한 관객 불만이 커지고 있다.
CGV는 지난달 3일 스크린으로부터 가까운 두세 줄(20%)을 이코노미존(1인당 8천원, 이하 주중 오후 4~10시 2D관 기준), 그로부터 대여섯 줄(45%)을 스탠더드존(9천원), 가장 뒤쪽 서너 줄(35%)을 프라임존(1만원)으로 구분해 관람료를 차등 적용하고 있다. 일반관 대비 스크린이 큰 CGV 아이맥스관은 투자비용 상승을 이유로 주중 1천원, 주말 2천원씩 인상했다.
그러나 상영관 내 가격이 인하된 영역은 관객이 꺼리는 가장 앞줄 20%에 불과한 반면, 가격이 인상된 프라임존은 그보다 15%포인트(p) 더 많다. 영화 마니아층이 선호하는 스크린에서 여섯째 줄 전후, 소위 '명당' 좌석도 프라임존에 포함되다 보니 사실상 가격 인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CGV 대신 다른 극장을 이용하겠다는 관객도 나오고 있다.
다만 대구에서 CGV의 극장'스크린(상영관) 수가 독보적이다 보니 소비자들이 대체재를 찾기는 마땅치 않다. 대구(경산 포함)의 멀티플렉스 17곳 중 CGV는 8곳(47.1%)으로 절반 수준이다. 스크린 수를 봐도 전체 127개 중 CGV는 58개로 45.7%에 이른다. 대구 최대의 번화가인 동성로 일대도 CGV가 4곳(롯데시네마 1곳, 만경관 1곳)으로 가장 많다.
이런 탓에 CGV에서만 상영하는 영화를 볼 때나 관람객이 몰리는 오후 6시 이후 시간대에는 좌석을 선점하지 못한 관객들이 다른 극장보다 비싼 돈을 내고 영화를 볼 수밖에 없다. 특히 모바일'인터넷 예매를 어려워하는 노인'장애인의 경우 선택권이 더욱 제한될 전망이다.
대구경북소비자연맹 관계자는 "CGV의 관람료 차등 정책은 상영 시간대와 좌석을 선택할 수 있는 소비자 권리를 제한하는 처사다. 지역 내 점유율 1위 업체가 사실상의 비용 인상을 적용한 가운데 다른 브랜드도 이를 좇아 가격 차등을 적용하면 시민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CGV 관계자는 "처음 제도를 도입한 만큼 소비자 반발이 큰 사실을 알고 있다. 의견을 수렴해 좀 더 세분화한 가격 정책을 도입할 예정"이라며 "영화 관람료가 10년가량 동결됐음에도 인건비와 유지비용이 꾸준히 올랐던 만큼 일부 좌석의 관람료만 인상해 관람료를 정상화한 것으로 봐줬으면 한다. 가족을 대상으로 한 패밀리요금제를 택하거나 낮 시간대에 관람하는 관객은 오히려 요금 인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 측 관계자는 "CGV의 가격 차등에 대한 소비자 여론이 좋지 않은 만큼 아직까지 같은 정책을 도입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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