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층 유출, 신랑감 직업·지위 따지는 보수성에 교사·공무원 여성 결혼 더 어려워
대구 한 초등학교 교사인 김모(33'여) 씨는 다른 지역으로 '원정 소개팅'을 계획하고 있다. 결혼 상대자로 10여 명을 만났지만 대구에서는 결혼 상대를 찾지 못한 때문이다. 다음번 소개팅은 울산에서 한 대기업을 다니는 동갑내기와 만나기로 예정돼 있다. 김 씨는 "교사들 사이에서는 신랑감을 찾기 어렵다는 하소연이 자주 오간다"고 했다
전국적으로 혼인율이 감소 추세에 있는 가운데 대구가 전국 대도시 중 가장 낮은 혼인율을 기록하면서 배경을 두고 관심이 쏠리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혼인'이혼통계'에 따르면 대구의 인구 1천 명당 혼인 건수는 5.1건으로 8대 도시(세종시 포함) 평균 6.1건을 크게 밑돌았다. 대구의 초혼 연령 평균도 남성 32.5세, 여성 30.2세로 전년에 비해 각각 0.2세가 많아졌다.
전문가들은 낮은 대구 혼인율 배경으로 젊은 층 유출과 보수적 결혼 문화를 꼽고 있다.
지난 10년간 인구 유출의 절반이 20대였을 정도로 대구의 청년 유출은 이어지고 있다. 2005~2014년 대구를 떠난 사람은 15만4천482명(순이동)으로 이 중 52.5%(8만1천166명)가 20~29세였다. 이 때문에 2010년 이후 대구의 20대 인구 비율은 13%대로 지난 2000년의 18%에 비해 4% 이상 낮아졌다.
보수성도 혼인율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결혼이 단순히 개인과 개인의 결합이 아닌 집안 간의 관계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해 직업과 사회적 지위 등이 갖춰져야만 결혼이 가능하다는 것. 이 때문에 교사, 공무원 등 소위 '1등 신붓감'으로 꼽히는 여성들은 타지역에 비해 조건에 맞는 신랑감을 찾는 데 어려워한다.
허창덕 영남대 사회학과 교수는 "젊은 남성들이 일자리를 찾아 타지역으로 떠나 전문직 여성들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남성 후보자군이 매우 부족한 상황"이라며 "경기 불황이 이어지면서 보수적 결혼관이 낮은 혼인율로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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