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최 봐가며 출연료 불러, 1년 만에 몸값 두 배 요구
#재능기부 생색내면서
#동반 연주자 거액 챙겨
지방자치단체 행사에 단골로 출연해 노래하는 연예인들을 째려볼 필요가 있겠다. 자치단체들이 각종 행사를 치르면서 연예인들을 초청해 사람 끌어모으기에 열을 올리면서 이 점을 악용하는 연예인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들 연예인은 공연차 처음 만난 자치단체장과 스스럼없이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금방 '형님, 동생' 관계를 맺는다.
"형님이 부르시면 저야 언제라도 달려와야죠."
"여부가 있겠습니까. 2, 3시간 노래 불러야죠. 다, 팬들이신데…."
자치단체장들은 연예인들의 스스럼없는 태도에 호감을 느끼고, 이후 행사에도 초청하는 호의를 베푼다.
자치단체장들이 '아는 동생'을 초청하라고 행사 담당 공무원에게 지시하면 대중 가수는 '몸값'을 확 올려 버린다. 특정인을 초청할 것을 지시받은 담당자는 '상당한 출연료'에 부담을 느끼면서도 초청하지 않을 수 없다.
국악으로 대중적 인기를 얻은 한 가수는 2014년 600만원의 출연료를 받고 경북의 한 자치단체 행사에 출연했지만, 이듬해 경북도 행사에는 1천200만원의 출연료를 챙겼다. 또 다른 가수는 2014년 11월 400만원에 출연했지만 이듬해인 2015년엔 1천300만원의 출연료를 받았다. 초청 주최를 봐가며 엄청나게 다른 출연료를 요구하는 것이다.
절정의 인기를 누리는 가수가 아님에도 시장, 군수와 친분을 이용해 노래 3, 4곡에 1천200만원, 1천500만원의 출연료를 받는 가수들도 있다.
그런가 하면 한 팝페라 가수는 2015년 경북의 한 자치단체 행사에 출연해 "재능기부로 출연했다"고 생색을 냈다. 하지만 그는 자신과 함께 세트로 움직이는 실내악 연주자들의 몫으로 1천500만원을 요구했다. 자치단체 역시 '재능기부'라며 시민들에게 생색을 냈다. 세금으로 자치단체장은 낯을 세우고, 연예인은 주머니를 채운 것이다.
경북을 주 무대로 활동하는 한 지휘자는 "각 자치단체들이 성악가나 오케스트라를 초대할 때는 걸핏하면 '재능기부'를 요구하면서 대중 가수들에게는 아낌없이 세금을 퍼붓는다" 며 "40명 이상의 단원으로 구성된 오케스트라를 초청하면서 500만원, 600만원의 출연료도 비싸다고 난리를 치면서 단체장이 지목한 대중 가수를 초청할 때는 시장에서 통용되는 적정가보다 훨씬 많은 출연료를 지급한다"고 비판했다. '형님, 동생' 하는 대중 가수의 장난에 자치단체장이 놀아나고, 담당 공무원이 '울며 겨자를 먹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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