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물결에 3석 이상 '빨간불' 켜지면 대선도 타격

입력 2016-04-12 20:32:38

새누리 대구 의석에 따른 경우의 수

대구 수성갑에 출마한 새누리당 김문수 후보가 12일 오후 신매광장에서 막판 지지층 결집을 호소하고 있다.(왼쪽)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대구 수성갑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가 12일 오후 범어네거리에서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대구 수성갑에 출마한 새누리당 김문수 후보가 12일 오후 신매광장에서 막판 지지층 결집을 호소하고 있다.(왼쪽)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대구 수성갑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가 12일 오후 범어네거리에서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4'13 총선의 대구 성적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새누리당 후보와 무소속 또는 야당 후보가 치열하게 맞붙는 대구는 동갑, 수성갑'을, 북을, 달성 등 5곳이 막판까지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안갯속 판세를 이어왔다.

지난 총선에서 대구 12석을 싹쓸이한 새누리당은 이번 선거에서 한 석을 잃은 채 11석 석권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새누리당 대 비새누리당의 의석수에 따라 지역 정치권에 미치는 파장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압승 '11대 1'…김문수 '대권' 최경환 '당권' 순항…유승민 복당은 난항 겪을 듯

무공천 지역인 동을을 제외하고 새누리당 후보가 모두 당선되는 경우다. 새누리당이 가장 원하는 시나리오다. 이른바 '진박 후보' 풍차 돌리기, 현역 컷오프, 유승민 사태 등 온갖 공천 파동을 겪으면서도 새누리당에 대한 변함 없는 지지와 박근혜 대통령의 안정적 국정 운영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새누리당의 콘크리트 지지율이 더욱 고착화되면서 정치적 역동성이 크게 줄어드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수성갑의 새누리당 김문수 후보는 지역을 대표하는 대권 후보로 떠오르지만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는 큰 정치적 부침을 겪을 수밖에 없다. 또 친박 핵심인 새누리당 최경환 대구경북 총괄선대위원장의 당 대표 도전 행보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반면 무소속 유승민 후보의 복당 문제는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다.

◆선전 속 패배 '10대 2'…텃밭서 정통 야권 후보 출마한 수성갑·북을 중 한 곳 내주면 충격

새누리당은 선방으로 판단하지만 지난 총선에서 12석을 석권했던 새누리당이 비새누리당 후보에게 2석을 내준다는 것 자체가 패배다. 다만 온갖 공천 파동에다 대통령 사진 반납 요구 등을 거치면서 형성된 반(反)새누리당 정서와 무소속 돌풍을 고려하면 선전으로 볼 수 있다. 새누리당도 10석 확보를 현실성 높은 시나리오로 보고 있다. 무공천한 동을과 다른 한 곳을 비새누리당 후보에게 내주는 경우다. 숫자로 보면 새누리당이 최악의 상황은 면했지만 내용은 다소 복잡하다. 동을에다 수성갑 또는 북을을 내줄 경우 충격이 크지만 동을에다 수성을을 내주면 그나마 다행이다. 수성갑과 북을은 정통 야권 후보가 출마한 탓에 패배할 경우 새누리당이 느끼는 충격이 더 크다는 것이다. 반면 수성을의 경우 무소속 후보가 새누리당을 탈당한 탓에 향후 복당 등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패배의 아픔은 덜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대구가 전통적인 텃밭이라는 점에서 책임론이 불거질 수밖에 없다.

◆'9대 3' 완패 …수성갑 김부겸 당선 후 대선 후보 떠오르면, 野 지지율도 오를 듯

새누리당의 완패다. 더욱이 동을에다 정통 야권 후보가 출마한 수성갑과 북을을 내줄 경우 충격적인 패배로 기록된다. 당장 새누리당은 책임론에 휩싸일 공산이 크고, 최경환 위원장의 입지도 약해질 수밖에 없다. 특히 수성갑의 경우 대구의 정치 1번지라는 상징적인 의미가 큰 탓에 새누리당의 심리적인 충격이 클 것이란 전망이다. 또 정통 야권 후보가 대구에서 2명이나 당선된 것만으로도 향후 대구의 정치 지형이 급변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다음 대선에서 대구경북의 새누리당 지지 강도가 크게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수성갑의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가 당장 야권의 대선 후보로 떠오르면 대구경북에서 야당 지지율도 적잖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 새누리당으로서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반면 새누리당 김문수 후보는 이번 총선을 통해 대구경북의 차기 대권 주자로 오르려는 구상에 차질이 불가피할 뿐만 아니라 향후 정치 행보가 불투명해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북을의 무소속 홍의락 후보는 대구의 새로운 정치 지형을 형성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전망이다.

◆ '8대 4'~'6대 6' 참패…'대구=새누리 텃밭' 상실, 선거 이끈 최경환·이한구 책임론 불거져

대구시민이 새누리당에 대한 분노를 폭발시킨 것으로 해석된다. 이 경우 대구의 정치 지형도 급변하게 된다. '대구=새누리당의 텃밭'이라는 말도 용도 폐기된다. 최경환 위원장과 공관위원장으로 이번 공천을 주도한 이한구 의원에 대한 책임론이 거세게 불거질 공산도 크다. 반면 유승민 후보의 역할론이 제기되고 복당 문제도 의외로 쉽게 풀릴 가능성도 있다.

더욱이 새누리당 텃밭이라는 말이 사라지면서 새누리당의 대구에 대한 접근 방식도 완전히 달라지고 야권도 대구를 공략 가능한 지역으로 인식할 가능성이 높다. 박근혜정부가 향후 국정 운영에 상당한 부담을 지게 될 공산도 크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도 대구의 지지율 복원을 위해 특단의 대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한 정치권 인사는 "대구에서 새누리당 대 비새누리당의 의석수에 따라 대구 정치가 완전히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수도 있고, 새누리당의 텃밭으로 계속 머물 가능성도 있다"며 "이 모든 것이 대구시민의 선택에 달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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