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구경북의 4년, 유권자 판단에 달렸다

입력 2016-04-12 20:37:19

4'13 총선의 선거날이 밝았다. 유권자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대구경북, 나아가 대한민국이 앞으로 4년 동안 전진할 것인가 아니면 정체 또는 퇴보할 것인가가 결정된다. 유권자는 한 표만 행사하지만, 그 한 표가 모여 우리의 미래를 방향 짓기 때문이다. 그만큼 유권자의 책무는 막중하다. 심사숙고에 심고원려(深考遠慮)까지 더한 현명한 선택이 요구된다.

이번 총선은 시작부터 최악이었다. 선거구 획정 지연으로 기존 선거구의 법적 지위가 사라지는 사상 초유의 사태에다 공천까지 지체돼 유권자는 누가 내 선거구에 출마하는지 알 수 없는 지경으로 내몰렸다. 특히 '파행'으로 시작해 '막장'으로 끝난 새누리당의 공천 파동은 새누리당이 대구경북 유권자를 얼마나 우습게 보는지를 잘 보여줬다. 누구를 내세우든 당선된다는 오만이 그대로 드러났다.

그 결과 민심이 싸늘하게 돌아서자 땅바닥에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비는, 희한한 장면을 연출했다. 그러나 공천 파동에 대한 사죄라면서도 어떻게 잘못을 바로잡겠다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말이 없었다. 그저 '미워도 다시 한 번'이란 소리뿐이었다. 유권자의 감성에 호소해 위기를 모면하려는 '퍼포먼스'라는 비웃음을 샀던 이유다.

야당도 다를 것이 없다. 더불어민주당은 대구경북에 깃발만 꽂으려 했지 이를 위해 노력한 것은 전혀 없다. 야당 스스로 대구경북을 자신의 불모지로 만든 것이다. 홍의락 의원에 대한 무개념 컷오프는 이를 잘 보여줬다. 김부겸 후보도 마찬가지다. 김 후보는 대구에서 두 번의 총선과 한 번의 대구시장 선거를 혼자 힘으로 치렀다. 이런 식이면 앞으로도 야당은 대구에서 뿌리내리기 어렵다.

이런 사정은 유권자가 여당에도 야당에도 마음을 주기 어렵게 한다. 그러나 달리 보면 이는 특정 정당에 대한 일방적 지지나 거부에서 벗어나 후보별 선택적 지지로 이어지는 계기가 된다. 그래서 혼란스럽지만, 부정적이지 않은 상황이라고도 해석할 수 있다. 국회의원을 유권자의 종으로 만드느냐 아니면 유권자가 정치인의 종이 되느냐는 유권자의 판단이 결정한다. 현명하고 냉철한 선택이 요구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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