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5대 관전 포인트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일이 밝았다. 이번 4'13 총선은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 후반기 국정 운영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선거다. 결과에 따라 박 대통령이 임기 마지막 순간까지 국정을 주도하느냐, 아니면 조기 레임덕에 빠지느냐가 결정된다.
아울러 이번 총선은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둔 여야 각 정당 내부의 권력 구도에도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새누리당은 총선 후 전당대회가 예정돼 있어 당내 주류의 교체가 예상된다. 야권 역시 총선 후 전개될 정계 개편 과정을 누가 주도할 것이냐가 이번 총선 결과로 결정된다.
또 여야 대선주자들의 명운도 이번 총선 결과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이와 함께 이번 총선에서 영호남 지역주의가 종식될지, 호남 제1당의 지위를 누가 차지할지, 양당 구도가 깨질지 여부 등도 주목해야 할 관전 포인트다.
◆지역 구도 무너지나, 영호남의 선택 주목
여야 양당의 텃밭인 영호남에서 '비정상의 정상화'가 실현될지 여부가 이번 총선의 최대 관심사다. 이번 총선은 철옹성처럼 여겨졌던 지역 구도가 깨질 조짐이다. 대구에선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홍의락 무소속 후보가 이변을 연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부산경남(PK)권에서는 더민주 소속 민홍철(김해갑), 김경수(김해을), 전재수(부산 북·강서갑) 후보 등이 험지에서 꽃을 피우기 위해 땀을 쏟았다.
야당의 텃밭 호남에서 새누리당 이정현(전남 순천), 정운천(전북 전주을) 후보가 기적을 만들어낼지도 관심이다. 아울러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호남 제1당 자리를 두고 벌이는 경합도 볼거리다. 두 정당의 승부는 총선 후 전개될 야권 정계 개편의 주도권을 누가 쥐느냐와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더민주가 승리할 경우 안철수 신당 바람은 급격하게 퇴조할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국민의당이 호남에서 유의미한 의석을 확보하면 야권의 정계 개편은 더욱 격렬해질 전망이다. 이와 함께 영호남에서 패권 정당이 아닌 무소속 후보가 얼마나 선전을 펼칠지도 관심거리다.
◆여당 총선 승리 기정사실, 획득 의석수 관심
여야는 연일 획득 가능한 의석수 전망을 발표하고 있다. 객관적 분석이라기보다는 지지층 결집을 노린 '전략적인 발표'다. 새누리당은 선거운동 초반 당선 가능한 의석수를 125석까지 내려 잡으며 지지층을 상대로 '위기 경보'를 울렸다. 최근 들어서는 '145석 안팎 의석이 가능하다'고 전망치를 높였다.
하지만 여론조사기관들의 새누리당 획득 가능 의석수 전망은 이보다 훨씬 많다. 과반 의석은 무난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대체로 160석대 초반에서 170석대 중반까지 가능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이 국회선진화법 개정 가능 의석인 180석을 넘길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더민주는 100석도 어렵다는 자체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로 인해 박빙의 승부가 펼쳐지는 수도권에서 간발의 차이로 금배지를 내주는 선거구가 많을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더민주가 획득 가능 의석수를 낮게 발표하는 이유는 지지층을 결집시키기 위해서다. '야당 표가 분산될 경우 새누리당이 어부지리를 챙길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더민주는 호남에서의 승패와 수도권 경합지의 결과에 따라 최종 획득 의석수가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의당은 예상 의석수를 35석으로 제시하고 최대 40석까지도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호남에서의 선전과 비례대표 의석 확보에 목표 달성 여부가 달려 있다.
◆차기 대권 주자 1차 관문, 후보별 기상도
이번 총선은 차기 유력 대권 주자들의 정치적 미래를 가늠해 볼 수 있는 바로미터다. 지금까진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미소를 짓고 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총선 결과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는 총선 후 만회가 필요한 상황이다.
안철수 공동대표는 이번 총선을 계기로 본격적인 대권 행보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자신의 대권 도전을 뒷받침할 '기반'(정당)을 이번 총선을 통해 마련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국민의당이 총선에서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할 경우 안 공동대표는 향후 정국에서 캐스팅보트를 쥐며 목소리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김무성 대표는 공천 파동 후유증으로 한 차례 홍역을 앓았다. 하지만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크게 승리할 경우 재기가 가능하다. 다만 당내 권력싸움에서 얼마나 견뎌내느냐가 관건이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이번 총선에서 국회에 입성할 경우 정치적 역량을 발휘할 무대에 오르게 된다. '정계 은퇴'대선 불출마' 배수진을 친 문 전 대표는 호남 성적표에 정치적 명운이 달려 있다.
◆청년실업 고민하는 젊은 층 향방
유권자는 고령화되고 있지만, 적극적 투표층은 오히려 젊어지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업체인 리얼미터가 지난 4∼8일 전국 만 19세 이상 유권자 2천53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적극 투표 의향층'이 30대가 72.3%로 가장 높았고 40대(70.3%), 20대(65.1%), 50대(59.0%), 60대 이상(54.7%) 등의 순이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전통적으로 투표장에 가는 비율이 높았던 50, 60대의 투표 의지가 낮아지고, 정치에 무관심한 것으로 여겨졌던 20, 30대의 투표 참여 성향이 높아진 것이다.
이에 중년'노령층을 주된 기반으로 하는 새누리당은 지지층 결집에 비상이 걸렸다. 반면 더민주는 젊은 층의 투표 의향 확대에 고무된 분위기다. 하지만 투표 의지가 실제 투표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막판 상대방 흠집 내기 속출…'북풍'은 잠잠
투표일이 다가오면서 상대 후보와 정당에 대한 흠집 내기가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11일 유세에서 남인순 더민주 후보를 향해 "군에서 동성애를 허용할 수 있는 군 형법 법안을 발의했다"고 공격했다. 이에 김성수 더민주 대변인은 "전혀 사실과 다른 매우 악의적인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또 새누리당은 김종인 더민주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금(金)과 시계 등 고가 자산을 보유한 사실도 지적했다. 이에 더민주는 재산 신고 내역에 대한 치졸한 문제 제기라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접전이 진행되고 있는 선거구에서도 여야 후보들의 흑색선전 및 상대 후보 비방이 줄을 잇고 있다. 정치권에선 이 같은 추세라면 선거 후 재보궐선거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역대 선거에선 이른바 북풍이 적지 않은 영향력을 발휘했지만 이번 총선에서는 미풍에 그치는 모양새다. 선거를 닷새 앞둔 지난 8일 북한이 운영하는 해외 식당의 종업원 13명이 집단탈출 후 귀순했다는 대형 뉴스가 전해졌다. 그러나 야권은 물론이고 여권도 이 사건을 조심스럽게 다루고 있다. 자칫 무리하게 선거와 연계시켰다가 도리어 역풍(逆風)을 맞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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