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핵 전공의에 진료받은 영아 잠복 결핵 '양성판정'
A씨는 요즘 아이 걱정에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미숙아로 태어나 계명대 동산병원 신생아집중치료실에서 두 달간 치료를 받고 퇴원한 아이가 얼마 전 잠복 결핵 여부를 진단하는 투베르쿨린 피부 반응 검사(TST)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A씨는 아이의 안과 진료를 위해 지난 23일 동산병원을 찾았다가, 아이가 결핵에 걸린 전공의의 밀접 접촉자 명단에 올라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A씨의 아이는 TST를 받았고, 지난 26일 양성 판정을 받았다.
A씨의 고민은 병원에서 처방해 준 결핵약을 받아들면서 깊어졌다. 생후 3개월밖에 되지 않은 아이에게 길게는 9개월까지 약을 먹여야 하는 탓이다. A씨는 "우리 아이 말고도 결핵약을 처방받은 아이가 얼마나 되는지, 부작용이 발생하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병원에서는 제대로 알려주지 않았다"면서 "인큐베이터에서 겨우 나왔는데, 다시 독한 약을 먹여야 한다니 미칠 것 같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계명대 동산병원 소아청소년과 전공의가 폐결핵 확진 판정을 받은 데 이어 이와 관련된 일부 영'유아들이 잠복 결핵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병원 측은 불필요한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검사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있어 환자 부모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대구시와 동산병원에 따르면 영'유아 결핵 검사 대상자 218명 가운데 71.6%인 156명이 흉부 X-선 검사를 받았다. 현재까지 활동성 결핵으로 의심되는 환자는 없는 상태다. 이 중 140명은 TST도 받았다. TST는 결핵균이 체내에 잠복해 있는지 확인하는 검사로 현재까지 14명이 양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병원 측은 몇 명이 TST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는지 공식적인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부모들의 불안감이 가중된다는 점이다. A씨는 "아기가 결핵약을 복용할 경우 부모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떤 경로로 접촉됐는지 또는 전체 검사 결과 같은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설명을 제대로 듣지 못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동산병원은 "검사 결과 공개는 오히려 오해를 부추길 수 있다"는 입장이다. 영'유아의 경우 BCG 예방접종을 받아도 TST에서 양성 반응이 나올 수 있어 결핵으로 오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동산병원 관계자는 "개인마다 BCG 접종 시기나 해당 전공의와 접촉 시점 등이 다르기 때문에 환자 전체를 대상으로 한 설명회는 불가능하다"면서 "전화를 하거나 방문하면 최대한 상세하게 설명하고 안내하겠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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