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천주교 女 수도회 장상연합회 "산란촉진제 사용 계란, 취지 어긋나"
생태 보전을 위해 부활절 계란 사용을 자제하자는 의견이 천주교계에서 나오고 있다. 부활절이면 급증하는 수요에 맞추기 위해 일부 양계 농가가 비윤리적으로 계란 생산을 늘리는 실태를 개선하자는 것이다.
한국 천주교 여자 수도회 장상연합회는 이 같은 취지의 안건을 지난해 12월 정기총회에서 채택했다. 장상연합회는 "계란 생산을 늘리기 위해 산란촉진제와 신경안정제를 섞은 사료를 닭에게 먹이는 경우가 있다. 이렇게 생산된 계란은 생명을 강조하는 부활절 취지에 맞지 않다"고 지적하며 "계란 모양의 천연비누나 새싹이 돋은 화분 등 실용적이고 재활용도 가능한 상징물을 계란 대신 부활절에 나눌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주장은 올해 부활절을 앞두고 천주교대구대교구 여러 본당의 회의 안건으로도 올랐지만 실행되지는 않고 있다. 대구대교구도 따로 관련 지침을 내리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범어성당 관계자는 "취지에는 공감한다"며 "올해는 신자들이 소량의 계란을 집에서 삶아 오기로 했다"고 밝혔다. 계산성당 관계자도 "내년에는 계란을 대신하는 상징물을 찾아보자는 의견이 나왔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양계 농가는 현재 계란이 과잉 생산되고 있어 부활절을 앞두고 굳이 무리해서 계란 생산을 늘릴 필요가 없는 상황이다. 최근 산란계(계란을 낳는 닭) 사육 수가 크게 늘어난 것이 원인이다. 대한양계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국내 산란계 사육 수는 7천187만여 마리로 전년도 같은 기간 대비 6.2% 증가했고, 이는 역대 최고치였다.
오히려 양계 농가는 올해 부활절 계란 특수가 간절하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소비 부진과 가격 폭락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어서다. 대한양계협회 대구경북지회에 따르면 대구경북지역 특란 1개 가격은 지난해 9월 평균 144원이었던 것이 올해 3월 23일 113원까지 떨어졌다. 일부 유통 현장에서는 계란이 생산가에도 못 미치는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 대한양계협회 대구경북지회 관계자는 "그나마 부활절 수요가 받쳐주고 있는 계란 가격은 부활절 이후에는 더욱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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