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1인당 1,500만원 채용장려금

입력 2016-03-23 19:40:44

대구시 창조전문인력 고용 창출, 내달 15일가지 참여할 업체 모집

#1. 지난해 대구에서 대학원을 졸업한 김정찬(가명'29) 씨는 대기업에 취직하거나 정부출연기관 연구원이 되는 것이 꿈이다. 외국 학술지에 SCI급 논문 2편을 실을 만큼 뛰어난 성과를 거둔 터라 자신도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기업체에 낸 원서는 서류심사조차 통과하지 못했고, 국책연구기관에서도 최종 면접 때마다 고배를 마셔야 했다. 그럼에도 중소기업 취업은 생각하지 않는다. 중소기업 연구직은 국내 석사 연구원보다 연봉이 1천만원 정도 낮은데다 안정적이지도 않다는 생각에서다.

#2. 대구에서 고교를 졸업하고 수도권 중위권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송창환(가명'28) 씨는 2년 넘게 대기업 문을 두드리다가 올해 초 대구의 한 금속가공업체에 입사했다. 대학 동창들은 월 200만~400만원씩 받지만, 송 씨의 월급은 180만원이 채 안 된다. 그는 "눈을 좀 낮추라고 하는 사람들에게 '이런 회사에서 생계를 유지할 수 있겠느냐'고 되묻고 싶다"고 했다.

청년 실업 문제가 국정 주요 현안으로 떠오른 가운데 대구시가 올해 지역 고용창출을 위해 기업에 대한 인건비 지원을 대폭 늘린다.

대구시는 올해 채용계획이 있는 지역 기업 중 '2016년 창조전문인력 채용지원 및 고용창출 지원사업'에 참여할 업체를 다음 달 15일까지 모집한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지역인재 유출을 막고, 중소기업의 전문인력 부족 현상을 해결하려는 취지다. 대구테크노파크가 주관하는 '창조전문인력 채용지원사업'과 대구경북디자인센터가 담당하는 '중소기업 핵심인력 고용창출 지원사업' 2개 트랙으로 진행된다. 지역 기업들이 신규 채용할 때 심사를 통해 1인당 최대 1천500만원까지 채용장려금을 지원하는 내용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청년(15~29세) 실업률은 지난해 12월 8%에서 3개월 만에 12.5%로 늘어났으며, 같은 기간 대구의 청년 실업률도 8.3%에서 올해 더 악화할 것으로 분석된다.

대구시 관계자는 "인건비 지원예산이 지난해 6억원에서 올해 16억원(국비 포함)으로 크게 늘었다. 고용 창출 목표도 지난해 45명에서 올해 140명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창조전문인력 채용지원사업은 기업 부설연구소의 R&D 인력과 경영 분야 석'박사급 경력직에 대해 계약 연봉의 30%를 연 1천500만원(1인당) 범위 내에서 최대 2년간 지원한다. 중소기업 핵심인력 고용창출지원사업은 계약 연봉의 75%를 제조업은 연 1천80만원, 서비스업은 연 720만원(1인당) 내에서 지원한다.

사업 참여 기업들의 호응도는 높다.

의료기기 개발기업인 에인에이㈜는 지난해 대구시로부터 채용장려금(인건비의 30~40%)을 지원받아 연구인력 및 무역 전문가 등 7명을 채용할 수 있었다. 에인에이 관계자는 "채용장려금을 통해 기업은 큰 부담 없이 전문인력을 고용할 수 있고, 구직자는 일자리를 구할 수 있으니 일거양득"이라고 했다.

자세한 내용은 대구시 홈페이지(www.daegu.go.kr)나 대구테크노파크(053-757-3782), 대구경북디자인센터 (053-740-0047)로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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