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의 진격' 대구시 공무원 거세진 '세대교체' 바람

입력 2016-03-20 22:30:02

작년 지원자 400명 넘어서…행정 공채 3·기술 특채 16명이 임용

최근 '공무원 열풍'에 10대도 가세하고 있다. 심각한 청년 실업으로 대졸 취업이 어려워지자, 대학 진학보다 곧바로 공무원이 되려는 10대가 갈수록 느는 것이다.

대구시에 따르면 공무원 공채시험 10대 지원자 수는 2013년 303명에서 2014년 327명, 2015년에는 407명으로 처음으로 400명을 돌파했다. 같은 기간 대구 10대 공무원 합격자는 행정직 공개채용 인원 3명과 기술직 특별채용 인원 16명 등 총 19명이다.

10대 합격자들은 대학 진학 후 취업 준비로 시간을 허비하기보다 차라리 일찍 공무원 생활을 선택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다.

대구 북구청 토지정보과에서 근무하는 서희동(22) 씨는 2014년 9월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공무원 행정직 공개채용 시험에 합격했다. 한때 은행원을 꿈꿨던 서 씨는 대학 졸업 후 취업 준비를 하는 선배들을 보면서 자신의 꿈을 접고 고교 2학년 때부터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다.

지난해 3월 특성화고교 기술직 특채로 임용돼 중구청에서 연수 중인 수성구청 식품위생과 문사랑(19) 양과 달서구청 건축과 이승헌 (19) 군도 각각 간호사와 축구선수를 꿈꾸다 공무원으로 방향을 틀었다. 문 양은 오빠와 쌍둥이 동생이 대학에 진학해 집에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고 이 군은 무릎 부상으로 축구를 접고 건축 공부를 시작해 임용의 기쁨을 누렸다.

특성화고교는 학생들의 공무원 시험 준비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기도 한다. 특성화고교 지원자가 학과 성적 30% 이내에 들면 학교장 추천을 받아 국어'영어'한국사(공무원시험 필수 과목) 시험을 통과하면 공무원으로 채용된다. 박성순 구남보건고 간호과 부장교사는 "특강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유도하고 교재를 제공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10대까지 내려간 젊은 층의 공무원 열풍이 바람직하지만은 않다는 지적도 있다. 고용노동부 청년고용기획과 관계자는 "공공 일자리에 참여하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안정적인 직장만 찾기보다는 청년층에서 할 수 있는 창조적인 일자리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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