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는 새로운 군비경쟁 촉발…북한 핵보유국 지위 인정 못해"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이 고(高)고도 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를 한반도에 배치하는 것을 반대한다고 한목소리로 밝혔다.
또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는 철저하게 이행돼야 하며 북한이 대화 테이블로 복귀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11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회담한 뒤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입장을 발표했다.
왕 부장은 사드 배치 문제에 관한 질문에 "미국의 한반도 사드 배치는 '방어적 목적'을 초월하는 것"이라며 이는 새로운 군비경쟁을 촉발하고 중-러 안전을 위협하며 지역 안전을 파괴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는 한국의 (북한 미사일 방어라는) 합리적인 '국방수요'를 인정하지만, 사드는 그 수요를 훨씬 넘어서는 것"이라며 "사드는 중국과 러시아의 전략적 안보 이익을 직접적으로 훼손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라브로프 장관도 "우리(중국과 러시아)는 미사일 방어에 대해 공동의 입장을 공유하고 있다"며 "유엔과 같은 국제무대에서 (사드 반대에 대한) 주장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한국과 함께 추진하는 (사드 배치) 계획은 북한의 현재 행동을 고려하더라도 규모 면에서 북한에서 나오는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위협을 넘어서는 것"이라며 "이는 미국이 유럽에 구축 중인 미사일 방어(MD) 시스템처럼 위협(수준)과 대비될 수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 두 방향(한반도 사드와 유럽 MD) 모두에서 글로벌 균형과 전략적 안정성을 훼손할 위험이 있는 그러한 계획의 부당성을 보일 것이며 미국 파트너들에게 정직하고 열린 대화를 촉구할 것"이라며 "이란이나 북한 핑계를 대는 것은 진정한 대화에는 필요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양국 장관은 북한의 핵 보유는 그 누구도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은 비핵화 대화에 복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왕 부장은 "중국은 이번 유엔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가 전면적으로 완전하게 이행돼"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단호하게 저지하기를 희망한다며 그러나 민생 및 인도적 수요에 영향이 가는 것은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과 러시아는 한반도 비핵화를 굳건히 지지하며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하지 않는다"면서 "양국은 모두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를 전면적으로 이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며 '비핵화-평화체제 협상의 병행 추진'을 주장하고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노력도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라브로프 장관도 북한의 핵무기 개발과 이를 핵미사일에 탑재하려는 계획에 관한 성명을 계속 내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유엔 안보리 결의에 명시된 모든 요구는 전적으로 정당하며 철저히 이행돼야 한다"면서 "국제사회의 단호한 반응이 북한에 의해 더는 모험을 해서는 안 된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길 바라며 적어도 그런 모험에 대해 누구도 북한의 보호막이 돼주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러시아와 중국은 북한이 안보리 결의 요구에 귀를 기울이고 2005년 9.19 공동성명에 기반한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라브로프는 러시아와 중국은 "북한의 핵야망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강조하면서 동시에 한반도 상황이 역내 군비 집중을 위한 명분으로 이용돼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러시아와 중국은 북한의 추가적 핵미사일 프로그램 개발을 저지할 조처를 하는 것을 지지한다"면서 "하지만 그러한 조치가 역내 긴장 고조로 이어지거나 사태의 정치-외교적 해결 가능성을 가로막아선 안 되며 MD 배치 계획을 포함해 역내 군비 강화를 위한 명분으로 이용돼서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유엔 안보리 제재 외에 개별 국가들의 대북 독자 제재에 반대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는 "유엔 안보리가 채택한 제재만이 유일하게 국제법적으로 합법적인 강제 도구"라며 "서방을 중심으로 한 몇몇 파트너 국가들이 안보리에 의해 조율된 다자 제재 외에 추가적으로 독자적 대북 제재를 가하고 있지만 이는 우리의 집단적 접근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유엔 안보리 제재를 벗어나 미국과 그 동맹국들에 의해 취해진 독자 제재가 북한을 완전히 고립시키고 6자회담 재개 전망을 차단하는 데 이용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서 "새로운 도발 차단을 위한 단호함과 협상 재개 가능성을 막지 않아야 한다는 필요성 간의 균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러-중 양국 외무장관 회담은 모스크바 시내 외무부 영빈관에서 오전 10시부터 약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됐다.
왕 부장은 전날 모스크바를 방문해 이날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회담했으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도 만났다.
푸틴 대통령은 왕 부장과 만나 "올 여름에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며 중국의 지도자와 우호적인 대화를 하기를 희망한다"고 방중 계획을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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