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 원룸 월세 60만원 '육지속 섬' 왜 이래 비싸?

입력 2016-03-10 20:55:31

울진읍·북면, 울릉도보다 10%↑…LP가스·시외버스요금도 비싼 편

"비싸도 너무 비싸네요."

주민들이 부르는 울진의 별명은 '경북 육지의 울릉도'다. 그만큼 교통이 불편해 섬처럼 따로 떨어져 있는 듯하다는 의미.

이 때문인지 울진은 가족과 떨어진 나홀로족이 많고, 물가는 경북의 다른 지역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비싸다. 심지어 일부는 울릉도보다 훨씬 가격이 비싼 곳도 있을 정도다.

울진군 울진읍과 북면의 원룸 월 임대료는 49㎡당 52만~56만원이다. 여기에 관리비 등 추가금액까지 합하면 원룸 하나를 빌리는 데 평균 60만원은 각오해야 한다. 같은 기준으로 울릉도가 42만~45만원이 드는 점을 감안하면 울진이 약 10%나 비싼 셈이다.

반면, 이들 두 지역을 벗어나면 가격은 절반가량으로 줄어든다. 이러한 현상은 두 지역이 울진군청 소재지(울진읍)나 원전 건설지(북면)라는 특수성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별한 수요가 없더라도 원전 특수라는 기대감 때문에 주택 임대 가격이 너무 많이 부풀어 올랐다는 분석이다.

울진의 한 공인중개사는 "신한울원전 1'2호기가 시작된 2014년쯤에는 원룸 하나에 최고 80만원을 하던 때도 있었다"며 "실제로는 원전 직원들을 위한 관사나 현장 식당이 활성화돼 있어 원룸의 수요는 그리 많지 않다. 원전 건설이 마무리되면 부동산 거품이 빠지며 주택 임대업 전체에 침체가 오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했다.

부동산 임대 비용뿐만 아니라 울진의 다른 물가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도시가스 기반시설이 울진읍 등 일부 지역에 국한된 특성상 울진의 대부분 난방은 LP가스에 의존하고 있다. 울진의 LP가스 가격은 1㎡당 3천700~3천900원으로 포항의 약 2배다. 시외버스 등 대중교통 비용 역시 포항까지 1만4천원, 대구(북부터미널)까지 2만900원 등 다른 지역보다 월등히 비싸다. 비슷한 기준의 청송 경우 대구까지 1만5천600원이며, 인근 영덕~대구 역시 1만2천500원 정도다.

황이주 경북도의원은 "울진의 물가는 대부분 7번 국도 건설 이전의 극심했던 교통 오지 시절 기준으로 책정돼 있다. 조금씩 교통시설이 보완되더라도 생활물가 안정에 대한 논의는 좀처럼 되지 않는다"면서 "울진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생활 비용에 대한 새로운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