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역할 못배운 부모들 아이 낳고는 '짐짝' 취급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다'는 자식을 제 손으로 살해하는 비극의 배경에는 '경쟁사회 속의 생명 경시'와 '가정 해체로 인한 부모의 역할 부재'가 깔려 있다.
이에 따라 학교에서 근본적 인성 교육과 함께 가족범죄 실태 파악을 위한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부천 초교생 시신 훼손 사건, 여중생 시신 방치 사건, 큰딸 암매장 사건 등 올 들어 드러난 자녀 살해 사건에 이어 지난 2일 대구 동구에서도 30대 엄마가 지적장애를 가진 딸을 목 졸라 살해했다. 아이들에게 보호막이 되어야 할 가정이 오히려 감옥이자, 가장 잔인한 흉기가 된 셈이다. 이 때문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은 아동학대 실태 파악과 각종 아동보호'학대예방 대책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인명 경시'와 '가족 해체'라는 근본적인 원인부터 살펴봐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경제성장은 이뤄냈지만 다른 사람을 밟고 올라서야 하는 무한 경쟁사회에서 인명의 가치가 과거보다 떨어졌다는 것이다. 더욱이 소득불평등과 빈부격차 등 부작용으로 오히려 삶의 질이 떨어지는 사회적 약자들이 생겨나면서 이들이 강력범죄를 저지르는 경우가 많아졌다.
실제 급속한 경제성장 이후 IMF 외환위기를 맞으면서 강력범죄는 급격히 증가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1987년 9천298건이었던 강력범죄(살인, 강도, 강간, 방화)는 1997년까지 1만 건 수준을 유지하다가 이후 급격히 증가해 2014년에는 3만4천 건을 넘어섰다.
가족 유대감이 느슨해졌고, 부모가 자식을 '소유물'이나 '짐'처럼 생각하는 인식도 강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부모의 환경이 열악해지거나 자식이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 학대를 하거나 심지어 죽이기까지 하는 비극이 벌어진다는 분석이다.
강영목 천주교대구대교구 가정담당 신부는 "한부모가정, 맞벌이 부부 등이 일반화되면서 부모의 역할을 제대로 배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학교에서 인성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점도 문제다"며 "결혼, 생명, 부모, 자식 등에 대한 가치를 알려주려는 사회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시급한 문제 해결을 위해 초등학교 상담교사 배치와 부모 교육 필요성도 제기된다. 금명자 대구대 심리학과 교수는 "부모가 된다는 것은 심리적으로 건강한 사람에게도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결함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상담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며 "혼인 신고를 할 때 부모교육을 의무화하면 일련의 사건 피의자들처럼 심각한 문제가 있는 사람들을 발굴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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