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창 醫窓] 삶의 황금률

입력 2016-03-08 19:56:56

3월이다. 입학과 취업 등으로 많은 사람들의 생활환경이 바뀌는 시기다. 학생들은 또 다른 도전을 위해 재수나 취업 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직장인들도 직장의 새로운 시작과 변화에 적응해야 하는 시기다. 나라 사정도 녹록지 않다. 경제는 추락하고, 정치는 실종되고 안보와 사회는 불안하다. 불안의 시대,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황금률'(Golden Rule)이란 말이 있다. 기독교의 윤리관을 가장 잘 나타낸 말로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에게 대접하라"는 예수의 가르침을 말한다. 기원후 3세기의 로마 황제 세베루스 알렉산데르가 이 문장을 금으로 써서 거실 벽에 붙인 데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쉽게 얘기하면 '남을 배려하는 마음, 즉 내가 상대방에게 원하는 것을 내가 상대에게 먼저 해주는 것, 내가 먼저 용서하고, 내가 먼저 손 내밀고, 내가 먼저 인사하고, 내가 먼저 섬기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굉장히 이상적인 말이지만 그 의미를 삶의 각 분야에 적용한다면, 우리가 꿈꾸는 사회에 좀 더 가까이 접근할 수 있지 않을까.

필자가 근무하는 병원에서는 지난해 의료진들이 환자가 돼 예약부터 진료까지 전 과정을 직접 체험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환자가 느낄 수 있는 어려움을 알게 됐고, 일부 의사들은 진료모습을 녹화해 자신들의 진료 시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하려는 적극적인 노력도 했다. 병원 경영진도 환자 예약부터 진료까지 신속하고 편리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환자 중심 진료에 최우선을 두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최근에는 환자가 진료실에 들어오면 환자 본인이 자신의 이름을 말하도록 해 환자가 바뀌는 상황을 막고 있다. 침상 낙상사고 등 환자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환자들의 주의를 환기시키고 안내문을 직접 읽어 보고 서명하도록 하는 방법도 도입했다.

수술장에서는 의사나 간호사가 기본적인 인적사항을 환자에게 확인하고, 시술 혹은 수술 부위를 환자 몸에 직접 표시해 부위가 바뀌는 실수를 막는다.

시간과 인력이 더 필요한 일이지만 환자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 노력하다 보면, 결국 병원에 이로운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이것이 '병원의 황금률'이다. 최근 병원의 이익만 앞세우다 수많은 환자가 감염되고, 결국 병원장의 자살로 끝난 안타까운 뉴스가 있었다. 병원이 지켜야 할 황금률의 부재로 인한 결과다.

병원뿐만 아니라 학교와 회사, 가정 등 모든 분야에서 남을 더 먼저 생각하면 결국 그것이 자신에게 좋은 결과로 열매 맺지 않을까. 개인주의와 자기중심적인 사고가 남을 앞서나갈 좋은 자질로 탈바꿈한 요즘 세태가 안타깝다. 황금률의 원리가 정말 절실하다. 쉬운 것 같으면서도 정말 어려운 것이지만 성공하는 인생의 유익한 지혜가 여기에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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